정치 정치일반

틸러슨 "北 두달간 도발안하면 대화"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1 17:53

수정 2017.10.11 17:53

러 외교장관에 중재 요청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AP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AP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에게 북핵 문제 중재를 요청하면서 북한이 두 달간 도발하지 않으면 미국이 직접대화에 나설 의향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 러시아 일간지가 보도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통신사 타스에 따르면 러시아의 유력 경제일간지 코메르산트는 미 국무부가 최근 고조된 북·미 간 갈등을 완화시킬 계획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틸러슨의 계획'이라고 불리는 이 전략에는 최소 2개월간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으면 미국은 북한과 직접대화를 시작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코메르산트는 전했다. 이어 러시아 한 외교소식통이 "미국의 제안을 평양이 받아들인다면 10월 10일에 열리는 당 창건기념일에는 핵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공교롭게 청와대가 파악하기로도 추석연휴 전까지 도발 움직임을 보였던 북한은 추석연휴 기간과 당 창건기념일인 10일이 지나서도 잠잠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핵능력 완성을 눈앞에 둔 김정은이 이런 조건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힘겨운 싸움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코메르산트와 인터뷰한 아산정책연구원 고명현 연구위원은 "틸러슨의 제안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이론적으로 제안을 수용할 수 있다"면서도 "미 지도부 내 입장 통일이 핵심 포인트"라고 말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 직통 채널이 있다는 틸러슨 국무장관을 질책하며 대북 대화론에 제동을 거는 등 이견을 보였다. 고 연구위원은 "최근 상황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틸러슨의 계획)에 동의하지 않는 것 같고, 그렇다면 이 제안은 효력을 잃는다"고 설명했다.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경제연구소 교수도 북한이 미국 외교안보 라인의 불화를 면밀하게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톨로라야 교수는 평양에서 러시아 외교관으로 10년, 한국에서 5년 정도 일한 한반도 외교전문가다.


그는 북한 지도부가 미국이 진정으로 내건 협상조건인지 아니면 단순한 계획인지에 대해 의심할 것이라면서 "북한 당국은 미 국무부의 영향력을 믿지 않기 때문에 협상이 진행된다면 군사나 보안 서비스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 백악관으로부터 직접 안보를 보장받지 않으면 김정은은 협상테이블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톨로라야 교수는 "북한 문제와 관련된 모든 국가 중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가장 작다"면서 "이것이 북한이 한반도와 관계된 다수의 국가 중 러시아를 가장 신뢰하는 이유"라고 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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