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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굴뚝산업 끌어모으는 美·日·獨, 왜?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7 17:27

수정 2017.10.17 21:57

선진국 제조업 ‘러브콜’
美, 해외공장 본토 유턴 올인, 日도 각종 인센티브 주면서 화웨이.라인 사업장 유치
이유는 ‘일자리 만들기’
지역경제 살리고 고용 창출.. 제조.서비스산업 융합 땐 4차 산업혁명 기폭제 역할
한국도 제조업정책 새로짜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굴뚝산업 끌어모으는 美·日·獨, 왜?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 선진국들이 제조업 활성화를 통한 4차 산업혁명 대응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중국 등 인건비가 싼 나라로 나가 있던 대형 제조업체를 자국 안으로 불러들이고, 이들에게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정보통신기술(ICT) 융합형 서비스를 도입하도록 지원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면서 일자리를 늘려가는 것이 골자다.

특히 일본은 정부의 제조업 활성화 정책에 맞춰 중국 화웨이, 한국 네이버의 라인 등이 잇따라 대형사업장을 개설하면서 일자리를 늘리고 있어 톡톡히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은 이미 제조업 활성화를 4차 산업혁명의 촉매로 삼은 '인더스트리 4.0' 정책이 전 세계적 성공모델로 자리를 잡았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정부가 소프트웨어 사업이나 신규 서비스 개발에만 지원을 쏟아부을 것이 아니라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제조업 정책을 새로 짜야 한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도 제조업이 경쟁력, 각국 정부 '러브콜'

17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과 미국 등 전통적인 제조강국들이 자국의 제조기업을 본토로 불러모으고, 외국 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지난 몇 년간 법인세율 인하, 각종 인센티브 제공, 수도권 공장입지규제 철폐 등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을 집중해, 지난해 해외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834개 제조기업 중 11.8%에 달하는 98개 기업이 일본으로 생산시설을 옮긴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에는 그동안 해외 진출에 주력해온 캐논이 디지털카메라 제조공장을 미야자키현에 건설하기로 발표했으며, 자동차 회사 혼다도 소형 오토바이 '슈퍼커브'의 생산거점을 중국에서 일본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비영리기관 리쇼어링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리쇼어링(Reshoring)'을 통해 돌아온 일자리는 7만70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외로 나간 공장을 미국 본토로 돌아오게 해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리쇼어링 공약 이후 기업들의 회귀는 더욱 본격화될 예정이다.

■제조업에 서비스 더하니 자연스럽게 4차 산업혁명

선진국들이 다시 제조업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솔루션으로 제조업을 낙점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공장들이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융합돼 비용절감 효과 등을 가시화하는 성과를 내기 위해 인공지능(AI), 로봇, 스마트팩토리 같은 각종 신기술을 개발해 도입하면서 자연스럽게 4차 산업혁명형 기술이 발전하는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여기다 신기술이 접목된 제조업 공장에서는 제조와 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 모델도 창출되고 이를 기반으로 젊은이들이 원하는 질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의 글로벌 동향과 한국산업의 대응전략' 보고서를 통해 "현재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독일과 미국의 제조업체들은 제조, 공정상의 혁신은 물론이고 제품 기획, 신모델 개발과 시제품 제작 등에 대한 원격관리 등을 통해 15~25%의 비용절감 또는 수익성 제고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고도기술 인프라를 갖춘 선진국이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AI 및 자동화 등의 기술혁신을 선도하면서 신기술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선진국의 리쇼어링 현상은 고임금이 생산자동화로 상쇄될 수 있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향후 제조업은 서비스산업이 융합돼 구분이 모호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전통적으로 고용창출 효과가 컸던 서비스업과 결합을 통해 전통적인 제조업의 일자리 감소에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장균 수석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제조업은 제품과 서비스가 융합돼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변모하고 있다"면서 "기술혁신형의 제조 서비스를 육성해 제품과 서비스가 융합한 미래형 제조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고부가화와 일자리 창출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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