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의 對이란 강경책, 유가 상승 부채질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8 17:59

수정 2017.10.18 17:59

이란핵협상 무산될 경우 국제 원유 수급에 악영향
골드만삭스 유가 전망 우려
트럼프의 對이란 강경책, 유가 상승 부채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 이란 강경정책이 국제유가를 중장기적으로 끌어올릴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고 골드만삭스가 우려했다. 트럼프의 이란 강경책은 이라크의 쿠르드 유전지대 키르쿠크 점령보다 유가에 훨씬 더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17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날 분석보고서에서 국제유가가 수주일간 잠잠했지만 최근 다시 위험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국제유가를 흔들 요인은 크게 2가지다.

16일 이라크 정부군이 자체 투표 뒤 독립을 추진 중인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의 유전지대 키르쿠크를 점령한 것,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 공을 떠넘기면서 이란 핵협상을 무산시키려는 움직임이 그것이다.

이라크 정부군이 이라크내 석유 인프라 시설이 밀집돼 있고, 가장 산유량이 많은 유전지대 가운데 한 곳인 키르쿠크를 점령하면서 내전에 따른 석유생산 차질 우려가 높아진 상태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이라크 키르쿠크는 실상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아직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 이란 문제가 더 큰 변수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쿠르드 지역의 경우 하루 50만배럴이 생산되는 키르쿠크 유전지대가 위험할 수 있고, 하루 35만배럴이 줄었다는 소식도 있지만 아직은 불분명하다"면서 키르쿠크 유전지대는 경제성이 높아 생산비가 적게 들고 수입은 높은 곳이어서 이라크 중앙정부나 쿠르드족 누가 이곳을 확보하든지 가능한 최대 산유량을 유지하려는 '인센티브'가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이란의 경우 당장 산유량에 직접적인 충격을 줄 가능성은 높지 않은데다 미국의 세컨더리 제재 부활 여부도 여전히 불확실하다"면서 그러나 "세컨더리 제재가 부활하면 이란 석유수출 가운데 하루 수만배럴이 곧바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3일 이란이 2015년 핵협정 조건들을 준수하고 있다는 행정부 보증을 거부하면서 자신의 대선공약대로 이란 핵협정 폐기에 착수한 바 있다.

트럼프는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유럽 5개국과 함께 이란과 맺은 핵개발 중단 협정은 이란에 사실상 무릎을 꿇을 것이라며 비난해왔다.

트럼프는 대신 미 의회에 협정 조건들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미 법률에 맞춰 이란과 6개국간 협정을 재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행정부는 이를 위해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에 대 이란 제재를 통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

그렇지만 유럽 국가들은 이란 핵협정 폐기는 있을 수 없다며 미국의 폐기 수순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상태다.


골드만삭스는 유럽의 지지가 없는 상태여서 미국이 이란 핵협정을 파기하더라도 이란 산유량이 하루 100만배럴 급감해 대이란 경제제재가 진행되던 당시 수준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이날 강보합세를 보였다.


뉴욕시장(NYMEX)에서 미 원유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은 배럴당 1센트 오른 52.08달러에 마감했고, 국제유가 기준물인 북해산 브렌트유도 12월물이 런던시장(ICE)에서 8센트 오른 57.90달러에 거래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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