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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이주열 "금융완화 줄여나갈 여건 성숙됐다"…금리인상 강력 시사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9 12:28

수정 2017.10.19 14:40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금융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성숙되고 있다"고 밝혔다.

수출과 내수경기 반등에 힘입어 우리 경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 하에 금리인상 의지를 보다 강력하게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11월30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가 전격 인상될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한편, 이날 열린 한국은행 금통위 본회의에선 16개월 연속 기준금리가 동결된 가운데 1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이일형 금통위원의 '소수의견'이 나왔다.
사실상 한은이 금리인상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8%에서 3.0%로 0.2%포인트 상향했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2.0%로 올렸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금리인상을 할 경제여건이 형성됐다고 판단하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높였고, 물가상승률도 한은의 목표 수준에 부합하는 2.0%로 예상했다. 이렇게 보면 금융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어느정도 성숙돼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대내외 리스크가 상존해 있기 때문에 이같은 성장과 물가 흐름이 계속 기조적일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좀 더 필요하다.

―내수경기를 평가한다면.
▲이전에 내수가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는 8월 산업활동 동향에 근거해서 판단한 것이다. 실제 8월을 보면 기상여건이 악화되고, 높았던 설비투자가 조정기를 거쳤다. 그렇지만 이번 전망을 앞두고 한은 조사국에서 여러가지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그 결과를 보면 설비투자가 9월 들어 IT(정보통신) 투자 확대에 힘입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추석 연휴가 있었지만 소비도 확대됐다. 종합적으로 내수는 완만하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금리인상에 따른 원화강세 기대감으로 외인자금 유입될 가능성은.
▲현재 시장 예상대로라면 미국도 12월 중 금리인상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그런 점도 같이 감안해 내외금리차를 같이 생각해야 한다. 외국인 자금 유출입은 내외금리차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사정이나 각국의 물가와 경기상황, 또 통화정책 변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결정된다.

중국 보복 영향이 지금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보는가.
▲사실상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관련 한중관계 향방을 판단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올해 사드 갈등에 따른 경제적 영향이 상당히 컸다고 보고 있다. 내년부터는 하반기로 갈수록 기저효과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정적 영향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한다.

앞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두 달 연속 순유출 됐는데, 향후 전망은.
▲8월 이후 북한 리스크가 증대되면서 외국인 증권자금이 상당규모 유출된 것이 사실이다. 다만, 10월 들어서는 주식자금이 큰 폭 유입되는 등 안정세를 되찾았다. 채권자금의 경우에도 9월 중에는 일부 투자자의 대규모 매도가 있었지만 10월 들어서 재투자되는 등 유출세가 크게 진정되는 모습이다. 그렇지만 자금유출에 영향을 미친 북한리스크 경계감이 해소되지 않고 남아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북한리스크 전개 상황을 유의하면서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흐름을 주의깊게 지켜보겠다.

고용시장이 양적·질적으로 어떻게 개선되고 있다고 보는가.
▲현재 노동시장은 수출호조에 힘입어 제조업쪽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서비스업은 외국인 관광객 감소하면서 부진하고, 건설업도 기상여건으로 변동폭이 큰 양상이다. 결국 제조업 부문의 고용 증대가 서비스업 또는 건설경기 부진을 상쇄시킬 정도로 고용창출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고용의 질적 개선은 좀 더 역점을 둬야될 상황이다. 그렇지만 수출 호조가 내년에 이어질 걸로 보고 있고 정부가 내년부터는 일자리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 계획을 고려해볼 때 향후 고용상황은 개선세를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성장률을 올해와 내년 각각 3.0%, 2.9%로 전망했는데, 내년 경기사이클이 꺾인다는 의미인가.
▲경기사이클이 꺾이는 것 아니냐는 판단은 너무 이르다. 경기사이클 판단은 좀 더 시간을 갖고 분석할 사안이다.

9월 들어 주택담보대출이 3조원대로 내려앉았다. 건설경기 부진 우려에 대한 의견은.
▲건설경기가 최근 2~3년간 높은 증가세를 보여왔지만 내년에는 어느정도 조정기를 예상한다.
기저효과에 따라 낮아진 것으로 보이는 만큼 큰 침체로 이어질 걸로 보진 않는다.

중립금리까지 기준금리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나.
▲중요한 건 경기나 물가 흐름이 기조적이냐는 점이다.
판단을 하기 위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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