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몰카 물의로 자퇴 前의전원생, 치의전 재학에 논란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9 17:02

수정 2017.10.19 22:13

‘범죄자에게 진료받을수 없다’ SNS서 해시태그 서명운동
해당 대학원 학생도 우려.. 학교측 “입학 막을수 없어”
180여차례에 걸쳐 여성의 치맛속 몰래카메라(몰카)를 찍어 물의를 일으켰던 의학전문대학원생이 지방의 한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대학원 일부 학생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범죄자에게 진료받을 수 없다'는 내용의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졌다.

■몰카 영상.사진 500개…검찰 기소유예

19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따르면 수도권 한 대학 의전원생이었던 A씨는 2014년 1월부터 8개월에 걸쳐 경기 성남 등지의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휴대전화를 이용, 180여차례에 걸쳐 여성들의 치맛속을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같은해 9월 입건됐다. 김씨의 휴대전화에는 치맛속 몰카 영상과 사진 500여개가 담겨 있었다.

A씨는 과학고를 2년 만에 조기 졸업한 뒤 대통령 장학금을 받고 명문대에 입학한 수재였다는 점에서 더 충격을 줬다.

A씨는 혐의를 인정했고 검찰은 성폭력 사범 재발방지 교육 프로그램 이수를 조건으로 A씨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A씨가 잘못을 반성하고 전과가 없는 학생이라는 점을 참작했다는 것이다. 이후 A씨가 의전원을 자퇴하면서 사건은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러나 A씨가 올해 지방의 한 치전원에 입학하면서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학교 측은 A씨가 입학할 당시 A씨 과거 행적을 몰랐으나 소문이 확산되면서 뒤늦게 파악, A씨를 비롯해 치전원 학생들과 면담을 가졌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이 자기소개서에 과거 일을 쓰지 않는 이상 학교가 먼저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했고 그런 일이 있었다고 입학을 막을 근거도 없다"며 "학교 역시 법률 검토를 했으나 몰카사건은 이미 과거의 일인데다 현재 말썽을 일으키지 않는한 A씨에게 학교를 나가라고 하면 인권 침해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성들은 몰카를 찍었던 A씨가 치과의사가 되면 환자들이 몰카 위험에 노출되는 게 아니냐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특히 치과는 환자 얼굴에 덮개를 씌우고 치료할 때가 많은데다 환자 전신마취가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평생 아무 것도 안할 수는 없지만…"

여성단체 디지털성범죄아웃(DSO)은 이 문제를 공론화하면서 A씨의 치전원 재학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또 트위터에는 '#범죄자에게 진료받을 수 없다'는 해시태그를 통해 서명운동 취지에 공감하는 네티즌의 글이 올라왔다.

한국여성민우회 관계자는 "결국 검찰의 기소유예가 이 같은 상황을 불러온 것"이라며 "성범죄에 대한 형량과 수위는 높아졌지만 정작 처벌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만큼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몰카 범행을 저지른 사람이 평생 아무 것도 안 하고 살 수는 없는 만큼 재발 방지 노력과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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