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ECB 긴축발표 임박… "전세계 시장 요동칠 것"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23 17:43

수정 2017.10.23 17:43

통화정책 기조 변경으로 유로 강세 정도에 따라 동유럽.아프리카 등 신흥국 금융시장 파장 클듯
유럽중앙은행(ECB)의 26일(이하 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가 전세계 금융시장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유럽 각국 중앙은행들이 ECB 뒤를 따르고, 동유럽 통화부터 신흥시장 채권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시장에 파장이 퍼질 것이란 예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에 이어 두번째로 영향력이 큰 ECB가 이날 회의에서 예상대로 자산 매입 축소(되감기.테이퍼) 개시를 결정하고 금리인상까지 암시하면 시장은 긴축 채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WSJ은 22일 분석기사에서 26일 ECB의 되감기 발표가 거의 굳어지는 가운데 금융시장은 그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ECB가 이날 되감기와 함께 언제 금리를 올릴지를 시사하게 되면 시장의 움직임이 빨라질 전망이다.

ECB의 통화정책 기조 변경이 다른 지역에 미칠 파장은 유로 강세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라보뱅크 신흥시장 외환담당 전략가인 피요트르 마티스는 "가장 큰 관건은 유로 강세가 어느 정도가 될 지"라면서 "유로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다른 나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정책이 영향을 받게 된다.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유럽 국가들과 유로에 자국 통화가치를 연동시킨 아프리카 국가들은 ECB가 먼저 움직이기를 기다리고 있다.

동유럽 국가들의 경우 상당수가 기준금리를 ECB 마이너스 금리 움직임에 맞춰 세계금융위기 이후의 초저금리 상태로 묶어두고 있다. 헝가리의 경우 신흥시장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금리까지 떨어뜨린 상태다.

성장률이 유로존을 웃돌아도 마찬가지다. 스위스는 2008년 이후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1% 증가했지만 이 기간 실질 성장률이 4%에 불과한 유로존보다 기준금리를 더 낮게 유지하고 있다.

스위스 중앙은행(SNB)의 예금금리는 마이너스(-) 0.75%로 ECB의 예금금리 -0.4%보다 낮다.

금리 인상이 스위스프랑 가치를 끌어올려 자국산의 수출경쟁력을 약화하는 한편 유로존의 낮은 인플레이션이 수입될 것이란 우려로 금리를 올리지 않고 있다.

픽테트 자산운용의 거시 리서치 책임자인 크리스토프 도네이는 "SNB는 ECB가 나서기 전에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스위스프랑 강세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NB는 특히 스위스프랑 강세에 따른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그러잖아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ECB 통화정책 변경은 통화시장, 특히 유로와 연동돼서 움직이는 동유럽 통화시장도 들뜨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 즈워티를 비롯한 동유럽 통화가 ECB의 되감기 결정에 따른 유로 강세와 함께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크다.
세계 각국이 자국 통화가 아닌 유로로 발행한 채권 규모가 2조달러를 넘을 정도로 유로의 영향은 막강하다. 노무라 유럽 신흥시장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마르친 쿠조스키는 루마니아가 가장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쿠조스키는 "루마니아 채권은 약 절반이 외국환 표시 채권이고, 그 대부분이 유로표시 채권"이라면서 "유로표시 채권의 절반 정도는 외국인이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nvcess@fnnews.com 송경재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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