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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손목 요골동맥 통해 신경 건드리지 않고 막힌 혈관 뚫어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26 20:30

수정 2017.10.26 20:30

(34) 요골동맥 심혈관 중재시술
강동성심병원 심장혈관센터 한규록 센터장(오른쪽)이 관상동맥이 막힌 환자에게 요골동맥을 이용해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하고 있다.
강동성심병원 심장혈관센터 한규록 센터장(오른쪽)이 관상동맥이 막힌 환자에게 요골동맥을 이용해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하고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 인구 고령화, 스트레스 등으로 심근경색증, 협심증 등 심장혈관질환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혈관이 막히게 되면 심혈관 중재시술을 통해 막힌 혈관을 뚫게 됩니다.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심장혈관센터 한규록 교수는 26일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면 심장근육이 죽기 시작한다"며 "이때 환자의 생명은 막힌 심혈관을 뚫는 병원의 신속하고 정확한 처치에 달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심혈관 중재시술은 사타구니(서혜부)의 대퇴동맥과 손목의 요골동맥을 통해 심장혈관에 지름 2~3mm의 플라스틱관을 삽입한 후 조영제를 주입해 혈관의 이상 여부를 찾는 심혈관조영술, 좁아진 심장혈관에 풍선, 스텐트(그물망)를 넣어 넓히는 중재시술을 모두 포함한 것입니다.


예전에는 심혈관 중재시술을 시행할 때 대퇴동맥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손목의 요골동맥을 이용하는 시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한 교수는 "대퇴동맥 중재시술은 대퇴동맥의 직경이 크고 혈관벽이 두꺼워 카테터가 지나가기 쉽다"며 "하지만 몸 깊숙한 곳에 있어 지혈이 쉽지 않고 카테터가 심장까지 들어 가는 도중에 신경이나 장기를 건드릴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대퇴동맥으로 시술하면 환자가 8시간 정도 누워서 무거운 물건을 허벅지에 올려 놓고 있어야 지혈이 가능합니다. 이에 비해 손목에 있는 요골동맥을 이용하면 기존의 시술보다 주요 장기를 지나지 않기 때문에 중요한 신경을 건드릴 위험이 적습니다. 예기치 못한 출혈이 발생해도 손가락만으로 지혈이 가능하므로 합병증 발생 가능성과 사망률이 낮아집니다. 또 환자가 병원에 머무르는 시간이 하루가 채 되지 않습니다. 이전에는 중재시술을 받기 위해 3박4일간 병원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시술 비용도 두 중재술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대퇴동맥 중재술은 출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환자 안전을 위해 지혈 기구를 사용합니다. 이때 발생하는 재료비가 비급여로 책정돼 있어 중재 시술비용만큼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하지만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응급실을 방문하면 급하게 혈관을 뚫어야 하기 때문에 혈관이 넓은 대퇴동맥을 이용한 중재술을 병행하는 병원도 아직까지 많습니다.

대한심장학회와 대한심혈관중재학회가 지난 2014년 전국 92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국내 관상동맥중재시술(PCI) 4만4967건을 분석한 결과 요골동맥 중재시술(56.1%)이 대퇴동맥 중재시술(45.4%)보다 많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과다출혈로 인한 수혈 여부는 요골동맥 1.4%, 대퇴동맥 2.8%였고 1년 사망률도 요골동맥 2.8%, 대퇴동맥 3.9%로 낮았습니다.

하지만 시술에 앞서 중요한 것은 심혈관질환에 걸리지 않게 예방하는 것입니다. 고지방 식사습관을 개선하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야 합니다.
운동은 조깅, 줄넘기, 수영, 등산 등 유산소 운동이 좋습니다. 또 하루 한 갑 이상 20년 이상 흡연자,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 가족력이 있는 사람, 과체중, 육식 위주의 식습관을 가진 사람, 50대 이상의 중년은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높습니다.


한 교수는 "급격한 운동을 하거나 계단을 오를 때 가슴에 통증이 있으면 심혈관질환을 의심해 검사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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