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카탈루냐, 유혈사태는 피해…전망은 안갯속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29 15:23

수정 2017.10.29 15:23

카탈루냐 의회의 독립선포와 이에 맞선 스페인 중앙정부의 자치중단 대응이 강대강 대결은 피했다. 유럽연합(EU)까지 독립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28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 스페인에서는 카탈루냐 독립을 둘러싸고 긴박한 흐름이 전개됐다.

27일 중앙정부의 엄포 속에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으로 자치의회가 마침내 카탈루냐 공화국을 선포하자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이튿날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중앙정부는 28일 자치정부 수뇌들을 해임하고 자치의회를 해산했다.
12월 21일에는 새로 지방선거도 치른다. 2개월도 안되는 촉박한 선거일정은 라호이 총리가 카탈루냐 중앙정부의 직접통치가 오래 가지 않아도 되기를 기대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가 치러지면 새 자치정부와 자치의회가 구성될 수 있다. 스페인은 또 해임된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을 대신해 중앙정부 부총리인 소라야 사엔즈 산타마리아가 카탈루냐 지방정부를 이끌도록 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해외업무 역시 대부분 중단됐다. 마드리드와 브뤼셀 EU 본부의 카탈루냐 대표 자리가 없어졌다. 지방경찰권도 빼앗겨 카탈루냐 자치경찰청장은 중앙정부가 파견한 인물로 교체됐다.

스페인 헌법 155조대로 실질적인 자치권을 잠정 중단하는 대신 다음달 지방선거가 다시 치러져 새 자치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중앙정부가 직할하는 조처에 착수한 것이다.

푸지데몬 자치정부 수반이 해임을 거부하고 계속 자리를 지키는 것을 포함해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중앙정부의 자치권 중단에 어떤 대응을 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물리적인 충돌은 일단 피한 것으로 보인다. 물리적인 힘을 갖고 있는 카탈루냐 자치경찰청장이 28일 성명에서 중앙정부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혔고, 카탈루냐 노조들 일부도 중앙정부가 공표한 새 지방선거 계획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중앙경찰대 지방경찰의 물리적 충돌 우려가 가시기는 했지만 여전히 앞날은 불투명하다.

푸지데몬 수반은 28일 녹화된 연설에서 전날 선포된 독립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신 비폭력을 강조했다.

그는 카탈루냐 시민들이 '시민의 책임이라는 관점을 통해' 새로운 공화국을 "계속해서 지켜나가야 한다"면서 "우리의 민주적 요구가 관철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한다는 것이 우리의 의지이다"라고 말했다.

일단 중앙정부의 조처에 대한 시민저항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독립을 선포하는 날 시위대 수만명이 중앙정부 통치를 거부하고 새 공화국을 건설하기 위한 '카탈루냐의 봄'을 외쳤다.

한편 EU는 카탈루냐 독립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반EU를 외치던 포퓰리즘 확신이 일단 멈칫하기는 했지만 카탈루냐 독립이 다시 EU 분열의 도화선을 당길지 모른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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