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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30년만에 한국 오는 ‘올림픽 성화’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29 16:56

수정 2017.10.29 16:56

[차관칼럼] 30년만에 한국 오는 ‘올림픽 성화’

1988년 여름의 함성을 기억하는 분들은 각자 자신이 살았던 마을을 지나는 올림픽 성화도 함께 기억할 것이다. 지금처럼 놀거리, 즐길거리가 많지 않던 그 시절에 올림픽 성화는 그 자체로 볼거리였고, 성화가 지나간 길은 곧 축제의 장이 됐다. 당시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던 일반 국민들은 뜨거운 마음으로 성화봉송을 준비하고 주자로 참여했다. 그리고 그 성화는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의 희로애락과 함께 모든 이들의 가슴 속에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

그 추억을 남겼던 올림픽 성화가 30년 만에 다시 대한민국 평창의 겨울을 위해 그리스에서 한국으로 온다. 그리스 헤라신전에서 채화된 성화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대한민국으로 들어오는 그 순간부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사실상 개막되는 것이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전 국민의 성원 속에 이뤄낸 기적과도 같은 평창동계올림픽이기에 성화는 더욱 더 반갑게 여겨진다.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는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Let Everyone Shine)'이다. 지난 24일 고대올림픽경기장에 대사제장 역할을 맡은 그리스 여배우 카테리나 레후와 여사제들이 성화를 들고 입장해 고대부터 진행된 올림픽의 가치와 역사를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알렸다. 채화된 성화의 첫 봉송주자는 그리스인이 담당하는 원칙에 따라 크로스컨트리스키 그리스 국가대표선수 아포스톨로스 앙겔리스가 맡았고, 이어 세계적인 축구스타 박지성이 한국인 첫 봉송주자를 맡았다.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이기도 한 박지성은 '평창 2018'이 새겨진 성화봉송 유니폼을 입고 약 200m를 달렸다. 올림픽 성화는 올림픽 정신을 나타내는 신성한 상징이다. 이렇게 피어난 불꽃은 1주일간 그리스 전역에서 한국 교민을 포함해 505명과 함께 36개 도시 2129㎞를 달린 후 11월 1일 인천공항에 도착해 2018년 2월 최종 목적지인 평창에 도착할 때까지 한반도 인구 7500만명을 상징하는 7500명의 주자와 함께 전국 17개 시.도 2018㎞를 비추며 돌 예정이다.

성화봉송 행사는 경제.환경.정보통신기술(ICT).문화.평화라는 5대 주제에 맞춰 진행되며 제주 해녀, 무주 태권도, 안동 선유줄불놀이 등 각 지역의 문화유산을 반영한 지역축제들로 이뤄진다. 이와 함께 통영 한산도의 거북선, 여수 해상케이블카, 정선의 집와이어, 곡성의 증기기관차 등 지역의 관광콘텐츠를 활용한 이색적인 봉송 수단도 준비되고 있다. 성화봉송을 계기로 그동안 몰랐던 대한민국 구석구석의 새로운 매력들이 널리 알려질 것으로 기대된다.

평창동계올림픽 대회 개최 100일 전에 맞춰 우리나라에 전달된 성화는 꺼지지 않는 열정과 올림픽 정신을 알리는 선두주자로서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과 기대감, 참여를 이끌어낼 것이다.
세계인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동계스포츠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간다는 평창동계올림픽의 비전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처럼 우리 모두가 함께하는 성화봉송 축제 역시 올림픽과 스포츠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염원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서울올림픽의 성화가 지나간 길이 그 시대를 함께했던 국민들의 가슴 속에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고 있듯이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성화가 지나갔던 그 길이 평창과 대한민국에 소중한 유산으로 남기를 기원한다.
아울러 화려하게 타오르는 평창의 불꽃처럼 얼마남지 않은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뜨겁게 타오르기를 바란다. 이제 곧 한국에 도착하는 성화를 길잡이 삼아 2018년 2월, 전 세계 이목이 집중하는 평창으로 다 함께 떠나보자.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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