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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강남 '규제 무풍' 호가 더 올라.. 대출수요 많은 강북은 거래 실종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29 17:51

수정 2017.10.29 17:54

10·24 가계부채대책 이후 주택시장
서울지역 양극화 뚜렷.. 압구정 현대.은마아파트 1억 가까이 오르며 최고가
동대문.마포 등은 위축.. "대출 받기 더 어려워져 집주인들 전셋값 올릴수도"
정부가 10·24 가계부채종합대책을 발표한 이후 현금 수요자가 많은 강남권 아파트 가격은 상승하고, 주로 대출 받아 집을 사는 강북권은 위축되는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사진은 최근 중개업소가 밀집한 강남권 한 아파트 단지상가.
정부가 10·24 가계부채종합대책을 발표한 이후 현금 수요자가 많은 강남권 아파트 가격은 상승하고, 주로 대출 받아 집을 사는 강북권은 위축되는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사진은 최근 중개업소가 밀집한 강남권 한 아파트 단지상가.
정부가 8.2 부동산대책에 이어 10.24 가계부채종합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서울 강남권 고가주택시장과 강북권 주택시장이 상반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고액자산가가 많은 강남권은 두가지 대책에도 일부 단지에서 거래가 속속 이어지며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주택 구입시 대출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 강북권은 급속히 위축돼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최고가 잇따라 넘어서

29일 업계와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주요 단지는 그동안 예고됐던 가계대출 대책이 나오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된데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가속 등으로 오히려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은마아파트는 호가가 최근들어 5000만~1억원 안팎으로 상승하면서 과거 최고가격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이 많은 강남권 수요자들은 정부 대출규제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압구정지구 핵심 단지인 압구정 3지구 현대아파트 11차 전용면적 115㎡는 지난 7월 19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최근 115㎡가 21억원에 거래돼 최고가 대비 1억3000만원 올랐다. 압구정현대 13차 119㎡ 로얄층도 22억원에 매물이 나와 곧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고가가 30억원이던 한강변 175㎡는 최근 호가가 31억~32억원으로 올랐다. 현지 공인은 175㎡는 조만간 31억원 수준에 거래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강변 215㎡도 최고가가 38억1000만원에서 최근 호가가 1억~2억원 높게 형성됐다. 40억원 수준에 사겠다는 수요자가 있지만 아직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압구정 중앙부동산 신만호 대표는 "주요 단지는 매물이 나오는 족족 팔려 품귀 현상으로 호가가 높아지고 있다"며 "강남권 수요자들은 2주택 이상은 적고, 무주택이나 1주택 갈아타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잠실엘스 전용 84㎡ 14억원 안팎.. 송파지역 상승세 뚜렷

재건축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의 사업일정에 붙은 송파구도 최근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 래미안송파파인탑 전용면적 87㎡는 현재 호가가 9억원 중반대로 형성된 상황이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9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5000만원 가량 오른 9억7300만원에 거래됐다. 송파구 2차한양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7월 8억4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8억8000만원까지 호가가 형성됐다.

지난 7월 12억원 초~중반대에서 거래된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달 최고 13억9000만원에 거래됐고 호가도 13억원 후반으로 올랐다. 송파구 일대 S중개업소 관계자는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이미 예상했던 수준인데다 8.2대책으로 면역력이 생긴 것 같다"며 "급매물이 더 나오지는 않고 오히려 주요 단지들은 호가가 오른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이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미 강남 주택시장 주요 단지들은 고점을 찍었고, 대책 직후라 매매가 잠시 주춤하며 다소 눈치를 볼 수 있다"며 "내년 4월부터 다주택자 양도세가 부과되는 만큼 빠르면 연말이나 내년초에 매수자나 매도자간 움직임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북권은 사려는 사람도 내놓는 사람도 없어 거래절벽

반면 대출로 집을 사는 수요자가 많은 강북권은 시장이 점차 위축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B공인 관계자는 "반드시 대출 추가 규제때문이 아니라 8.2 대책 발표이후 집을 내놓는 사람도 매수 문의를 해 오는 사람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면서 "대출이 더 힘들어졌으니 아무래도 다음 계약 시기에 집주인들은 전세가를 더 높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D공인 관계자는 "고작 반년만에 대책이 벌써 세번째 발표되니 아예 시장이 다 죽은 것 같다"면서 "요즘은 매도든 매수든 문의가 거의 없는 편인데 아예 뚝 끊길 판"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전에는 어느 단지 어느 평형 가격을 묻던 사람들이 그래서 또 뭐가 바뀌는지를 먼저 묻는 상황"이라면서 "또 주거복지로드뱁이 나온다고 하니 그때까지는 다들 지켜보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서울 마포구 G공인 관계자는 "대출 가능 금액이 10%만 줄여도 수천만원인데 정말 서민 실수요자들 입장에서는 예산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집을 무슨 당장 현금 들고와서 사는 것도 아니고 장기 계획에 따라 대출 심사도 받고 오랫동안 타이밍을 기다려서 사는 것인데 이렇게 대출을 옥죄면 현금을 쌓아놓은 사람들만 신나게 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윤지영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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