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모하메드 사우디 왕세자 "감산연장 지지"…OPEC, 감산 내년 말까지 연장될 듯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30 10:27

수정 2017.10.30 10:27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감산 연장 의지를 확인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 OPEC 11개 산유국의 감산이 당초 마감시한인 내년 3월을 넘어 러시아가 제시하는 12월로 연장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유가상승이 증산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사라짐에 따라 지난주말 배럴당 60달러를 찍은 국제유가가 당분간 상승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9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모하메드 왕세자는 전날 사우디 정부를 통해 발표한 이례적인 석유시장 관련 공식 성명에서 사우디가 감산연장을 지지한다고 확인했다.

그는 성명에서 "사우디는 감산연장 합의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한다"면서 "감산은 (석유) 수급 재균형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감산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유가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감산이 연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시장 재균형을 위한 사우디가 주도하는 여정은 도전들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면서 경기회복과 저유가에 따른 수요 증가 역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특히 석유수요 증가가 좀체 꺾이지 않는 미국 셰일석유 증산효과를 흡수하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석유수요는 세계 경제가 수년만에 최고 성장세를 기록하는데다 2014년 수준의 절반에 불과한 낮은 유가에 힘입어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때문에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 감산합의에서 예외를 인정받은 회원국의 증산, 합의보다 많은 석유를 생산하고 있는 일부 회원국들의 합의 위반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1월부터 효력이 나타난 OPEC과 러시아등 비 OPEC 11개 산유국의 하루 180만배럴 감산은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고, 지난주말에는 국제유가 기준물인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를 회복했다.

시장 분위기가 이달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감산연장 발언으로 상승 흐름으로 돌아선 가운데 OPEC을 좌우하는 모하메드 사우디 왕세자가 이날 감산연장 지지를 확인하면서 시장 모멘텀은 충분히 다져진 것으로 보인다.

모하메드 왕세자의 의지는 다음달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과 러시아 등 11개 비 OPEC 산유국 각료회의에서 감산연장이 결정될 것임을 시사한다.

코메르츠방크의 카르스텐 프리슈는 사우디가 선진국들의 석유재고를 5년평균 수준으로 낮추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OPEC이 산유량 제한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감산연장 합의 물밑작업이 이미 시작됐다고 밝혔다.

바르킨도 사무총장은 이달초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말까지 감산을 연장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은 석유장관들에는 '큐' 신호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의 칼리드 알 팔리 장관과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석유장관이 다른 산유국들을 접촉해 감산연장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를 회복하는데 2년이 걸리는등 유가 반등이 쉽지 않았던 것은 원유 재고량이 감소에도 불구하고 많은데다가 OPEC 산유국들의 원유가 내년에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석유정보사이트 오일프라이스닷컴의 닉 커닝햄이 분석했다.

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글로벌 원유 공급의 약 5%를 차지하는 미국의 셰일석유 역시 유가의 주요 변수로 지적하고 있다.

스위스 석유시장 조사업체 페트로매트릭스의 올리비에르 야콥은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서면 다시 미국의 셰일 석유 증산으로 이어질 수 있어 OPEC와 러시아 석유업계가 가격 반등을 반기지만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정학적 사건 없이는 60달러를 넘기가 쉽지 않을 것이며 이 가격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더욱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인 가격 전망을 내놨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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