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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에 채권시장 냉기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30 18:03

수정 2017.10.30 22:23

10월 거래량 343조2556억 지난달 절반수준으로 급감
회사채 투자심리 크게 위축.. 비우량채 발행 자취 감춰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에 채권시장 냉기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에 채권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채권 유통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10월 국채와 회사채 거래량 모두 전달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월(1~27일) 채권 유통시장(장내.장외 포함)에서 국채, 은행채, 회사채 등을 포함한 채권 거래량은 343조2556억원으로 집계됐다. 9월 거래량(593억3988억원)의 약 절반 수준이다. 국채, 회사채 거래량 모두 9월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추석연휴 기간으로 일주일 가량 유통시장이 쉰 점을 고려하더라도 거래량이 위축됐다는 평가다.


9월 한달 동안의 회사채 거래량은 10조4637억원 수준이었지만 10월 5조4401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채 거래량도 403조3507억원에서 215조5395억원으로 줄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채권 금리가 뛰면서 투자자들이 트레이딩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면서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채권 유통시장도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채권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가격이 떨어진다. 손실 폭을 줄이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채권을 손절매하려는 투자자들이 물량을 내놓기도 하지만, 시세차익을 노리기 위한 거래는 급격히 위축된 모습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0월에 27.6bp(1bp=0.01%) 뛰었다. 9월 말 1.888%였던 금리는 10월 27일 2.164%까지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무보증 회사채 BBB-3년물 금리도 8.672%에서 8.965%로 29.3bp 올랐다.

특히 보험사는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하려는 심리가 더 강해졌다. 채권을 트레이딩 등의 목적으로 보유하면 금리인상기 채권 평가손실이 커져 순이익을 끌어내리기 때문이다.

재무제표상 증권을 매도가능증권 계정에 쌓으면 금리 변동에 따른 평가손익이 반영되며 평가손실 폭이 커진다. 채권평가손실은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인 RBC(지급여력비율)를 깎아 먹기도 한다.

보험사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를 대비해 채권 상당액을 매도가능증권에서 만기보유증권으로 계정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금리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발행시장도 비우량채 시장 중심으로 급속히 위축됐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회사채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BBB급 이하의 신용도를 가진 기업들은 11월 발행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외국 주요 투자은행(IB) 10곳 중 씨티, 제이피(JP)모건 등 7곳이 다음달 30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만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 말까지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다"면서 "첫 금리인상은 11월, 두 번째 인상 시점은 내년 7월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11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하면서 시장에선 채권시장의 연말 결산(북 클로징)도 평년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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