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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경제심리지수, 2001년 이후 최고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31 14:20

수정 2017.10.31 14:34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심리지수가 유로 도입 초기인 2001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세계 경기 회복세 속에 유로존 경제 전망 역시 개선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은 2%가 넘는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란 낙관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10월 30일(이하 현지시간) 월간 경제심리 조사에서 유로존의 10월 경제자신감이 0.9포인트 올라 2001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114.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4개월 연속 상승세이기도 하다.

포퓰리즘 확산 흐름 속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우려와 달리 기성 정당들이 우위를 점하면서 경제 주체들의 자신감 역시 상승 탄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업과 소매, 건설업 등 주요 경제 부문이 탄탄한 흐름을 나타냈다.

유로존 GDP의 25%를 차지하는 산업 부문의 자신감은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었고, 건설 부문은 금융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주요 경제 부문의 높은 자신감은 9년만에 가장 낮은 실업률, 유로존 채무 위기 이후 가장 높은 확장세 등 성장 흐름이 뚜렷한 유로존 경제가 앞으로도 성장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한다.

유로존 가운데에는 독일이 가장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독일의 경제심리지수는 2.1포인트 상승해 6년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4연임을 가능하게 해 준 한달 전 총선 결과가 경제심리 개선을 부른 것으로 해석된다.

카탈루냐 독립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는 스페인에서도 경제 주체들의 자신감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월1일 스페인 경제의 핵심인 카탈루냐 지역에서 유혈사태를 빚은 독립 투표가 강행됐지만 스페인의 경제 자신감은 0.3포인트 올라 약 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4분기 스페인 GDP 성장률도 0.8%로 전분기에 비해 0.1%포인트 밀리는데 그쳤다.

EU 탈퇴 협상이 진행 중인 영국도 경제자신감이 1.5포인트 상승했다.

주요국 가운데는 프랑스가 유일하게 경제자신감 후퇴를 기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에 대한 평가가 그리 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경제심리지수는 1.6포인트 떨어져 3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ING의 유로존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 버트 콜린은 "올들어 정치적 긴장은 경제 심리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경제심리라는 측면에서 적어도 지금은 탄탄한 경제가 정치적 위험들을 압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탄탄한 경제심리는 유로존 경제성장률 낙관으로 이어진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스티븐 브라운은 유로존의 3·4분기 성장률이 소폭 둔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4·4분기에는 0.6%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렇게 되면 올해 연간 GDP 성장률은 2.2%가 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유로존 경제심리, 경제전망이 탄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임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 정책 중립 기조 전환이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10월 26일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집행이사회에서 독일 등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화완화 정책 기조 연장에 방점을 찍은 바 있다.
그러나 경제 성장이 이어지면 중립 기조로 무게 중심이 옮겨질 수밖에 없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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