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논단]

한국, 블록체인 앞서나가려면

정부의 가상화폐공개(ICO) 전면금지 조치에 대한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금융위원회가 앞으로 법을 개정해 '기술이나 용어 등에 관계없이 모든 형태의 ICO를 금지하겠다'고 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일이라며 유감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얼마 전 평범한 역사교사라고 밝히며 청와대에 청원 글을 올린 것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이뤄지는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활용하려는 스타트업들에 대해 ICO를 금지하려는 것은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과 다를 바 없다고 일침을 가한 글이다.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으로 인해 앞선 기술·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했고, 이는 곧 개화정책의 실패로 일제강점기라는 암흑기로 들어가게 된 결정적 계기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데 ICO에 대한 규제가 이 모습과 꼭 닮았기 때문이다. 이 글에 크게 공감하는 바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려면 신기술과 새로운 시장을 먼저 만들고 적용해 앞선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무조건 금지하고 제한하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지금은 규제를 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How'에 대한 고민을 하며 Best Practice를 확보해 나가야 할 때이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에 참여하는 기관들의 거래내역 설계 시 고려사항, 블록구성 간의 역할과 책임에 준한 기술적·제도적 조언,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 시 실효성에 대한 조언 등 실제 탐험적 취지로 블록체인을 연구·실행할 조직에 어려움을 해결하고 도움을 줄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에스토니아는 국가 차원에서 블록체인망을 조성해 2015년 디지털 시민권 도입을 시작으로 전자투표, 건강기록·금융기록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호주는 블록체인을 국가 미래기반기술로 선정하고 블록체인 기반 정책투표 플랫폼, 신원증명서비스 실증 프로젝트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일본, 캐나다, 인도 등 각국에서 블록체인 도입 추진에 몰두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도 다시 한번 이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은가 싶다.

우리도 국가 차원에서 블록체인 규제의 선제적 완화 등 관련법 체계 정비를 통해 블록체인 시범사업을 활성화하고, 글로벌 표준을 마련해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 이제 우리도 더 이상 해외사례 연구나 동향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2차적 관찰자 관점보다 우리나라만의 블록체인 활용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산업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나 백서 발간, 기술 지원 및 공공 블록체인 인프라 제공, 전문인력 양성 등 체계적인 산업육성 방안을 통해 한국의 블록체인 성공사례를 해외에서 연구하고 분석하는 기회를 만들어 보고자 제언한다.

홍승필 성신여자대학교 융합보안공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