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AI 주도권 잡자" 글로벌 ICT업계 합종연횡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31 18:03

수정 2017.10.31 21:45

삼성 빅스비, 카카오아이와 협력.. 가전·웨어러블기기로 영역 확대
LG는 해외업체와 전방위 협력.. 아마존 알렉사 탑재한 가전 공개
"AI 주도권 잡자" 글로벌 ICT업계 합종연횡

인공지능(AI) 플랫폼은 기계학습(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한다. 기존 서비스는 사람이 일일이 데이터를 넣고, 그 데이터에 기반한 서비스만 제공했지만 AI 플랫폼은 스스로 학습해 기하급수적인 정보를 축적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도록 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국내의 경우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한국어'를 사용하는 데다가 인구도 적기 때문에 개별 업체가 단독으로 AI 플랫폼을 구축하고 대중화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적극적인 '합종연횡'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 '빅스비'-카카오 '카카오아이' 맞손

삼성전자는 AI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 카카오와 손을 잡았다.
삼성전자와 카카오는 최근 음성 기반 AI 시장 활성화와 AI 기술 시너지를 위해 협력키로 했다. 이를통해 삼성전자의 AI 플랫폼 '빅스비'와 카카오의 AI 플랫폼인 '카카오아이'의 협력 결과물을 연내에 선보이고, 향후 가전이나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기기 분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협력으로 카카오아이가 적용된 기기가 더 많아질 전망이다. 또 빅스비 이용자들은 카카오톡을 비롯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를 음석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빅스비가 적용된 스마트 스피커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 스마트 스피커가 카카오톡과 연계돼 메신저 서비스는 물론 생활편의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인종 삼성전자 개발1실장(무선사업부문 부사장)은 "빅스비와 카카오아이의 협력은 국내 AI와 음성 인식시장을 확대하고 많은 고객들에게 편리하고 보다 특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아마존.구글 등과 협력

LG전자는 스마트 스피커에 네이버 플랫폼을 결합한 서비스를 11월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LG전자는 11월 중에 스마트홈 허브인 '스마트씽큐 허브'에 네이버의 AI 플랫폼인 클로바를 결합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스마트씽큐 허브는 지난해 1월 글로벌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6'에서 LG전자가 선보인 제품이다. 이를 통해 현재 공기청정기, 냉장고 등 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데 20만원대 후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새로 선보일 스마트씽큐 허브에는 네이버의 클로바 플랫폼이 결합해 다양한 음성인식 기능이 제공된다. 네이버 클로바는 포털 네이버와 연동한 음성 검색이 가능하고, 일정관리, 음악추천 기능도 있다. 영어.중국어 등으로 대화도 가능하다.

LG전자는 자체 AI 서비스를 구축하는 대신 타사와 적극적인 협력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7'에서는 아마존의 AI 플랫폼 '알렉사'가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 '에코'로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모습을 시연하기도 했다. 에코 이용자들은 음성으로 "알렉사, TV 채널 2번 틀어줘" "알렉사, 로봇 청소기 켜줘" 등의 명령을 할 수 있다. LG전자는 연내 미국에서 7종 생활가전에 알렉사를 연동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스마폰 영역에서 구글과 적극적인 협력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초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G6에 구글의 AI 플랫폼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했다. 구글이 자사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픽셀' 외 타사 스마트폰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것은 G6가 처음이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V30를 통해 한국어를 처음 지원하기도 했다.

■네이버, 배달의민족 투자...AI 고도화

네이버는 음식배달 서비스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3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최근 단행했다. 이번 투자는 음성 기반 AI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배달의민족으로부터 음식 배달 관련 콘텐츠를 제공받게 된다. 스마트 스피커에서 음성으로 "피자를 배달해줘"와 같은 음식배달 서비스가 제공될 경우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히 음악을 틀거나 일정을 알려주는 것에서 벗어나 음식 배달까지 가능할 경우 스마트 스피커가 가정 구성원 모두 일상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기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자사 스마트 스피커의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 음식 배달 서비스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에 전략적인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스마트 스피커 등에서 음식 배달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며 "네이버는 미래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에 전략적 투자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AI 분야 합종연횡이 잇따르고 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8월 AI 사업의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AI 시장의 핵심 서비스인 AI 비서 기능을 상호 개방키로 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알렉사에 새 친구가 생겼다"며 "알렉사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AI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알렉사 이용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AI 비서인 코타나를 불러내 아웃룩, 엑셀, 파워포인트 등 작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윈도10이 탑재된 PC 이용자들도 알렉사를 불러내 쇼핑을 하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된다.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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