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10월 주담대 늘었지만, 증가폭 6월 이후 최저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01 17:31

수정 2017.11.01 22:19

월별 증가폭 전달比 40% ↓
정부의 강력한 규제 정책에 부동산시장 위축 본격화 분석
10월 주담대 늘었지만, 증가폭 6월 이후 최저


지난달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증가폭이 하반기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11월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주담대 잔액은 전월 대비 늘어난 반면, 월별 증가폭은 전월 대비 40% 가량 줄어든 것이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 위축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 주택담보대출 수요 줄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373조234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 말보다 1조 6442억원 가량 늘어나며 지난 3월 이후 8개월째 상승세를 지속했다.

다만, 증가폭은 크게 둔화됐다.
지난 9월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이 전월 대비 2조5887억원 가량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10월 증가폭은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지난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은행 별로는 KB국민은행은 10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이 97조535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7000억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의 주담대 잔액도 2206억원 늘어난 82조971억원을 기록했다. 나머지 은행들은 주담대 잔액이 늘어난 반면 전월 대비 증가폭은 감소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10월 주담대 잔액이 65조1471억원으로 전월보다 3675억원 가량 늘었지만, 지난 9월 1조원 이상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KEB하나은행도 10월 주담대 잔액이 전월 대비 2034억원 늘었지만 지난 9월 증가폭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NH농협은행 역시 전월과 비교해 증가폭이 크게 둔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증가폭을 키운 KB국민은행은 증가분의 대부분이 집단대출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분양 시장을 제외하고는 매매시장은 얼어붙어 주담대 수요가 크게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 "부동산 시장 위축 시작됐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금리 인상과 가계부채 종합대책 시행 등을 앞두고 막바지 대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 달 시중은행들의 주담대 금리는 0.3~0.4%포인트 가량 오르며 일부 은행의 최고 금리가 5%를 넘어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1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데다 미국 금리 인상도 임박한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특히 내년 신 총부채상환비율(DTI) 실행과 관련해 소득증빙이 엄격해지는 자영업자와 임대사업자들은 올해 안에 대출을 미리 받자는 선수요 문의가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주담대 시장 위축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 전문위원은 "금리 인상과 더불어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내년부터 도입되면 대출은 점차 힘들어지게 된다"며 "주담대 감소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8.2 부동산대책의 영향이 반영되며 부동산 시장 위축도 이제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박 위원은 "심리적인 위축으로 매수자들이 신규 진입을 하지 않으면서 매매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 대출 둔화로 나타나고 있다"며 "8.2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시작됐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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