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비둘기파’ 파월 "물가안정.최대고용 위해 모든 것 다하겠다"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03 17:32

수정 2017.11.03 17:32

美 연준 차기 의장 지명
상원 다수 공화당…인준 무난
트럼프 규제완화 기조 뒷받침
옐런, 40년만에 단임에 그쳐
증시 사상최고치 성과 남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연방준비제도(연준) 차기 의장으로 지명한 제롬 파월 연준 이사와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나란히 서 있다. 파월 지명자는 재닛 옐런 의장의 뒤를 이어 내년 2월 16대 연준 의장에 취임한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연방준비제도(연준) 차기 의장으로 지명한 제롬 파월 연준 이사와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나란히 서 있다. 파월 지명자는 재닛 옐런 의장의 뒤를 이어 내년 2월 16대 연준 의장에 취임한다. ●연합뉴스

‘비둘기파’ 파월 "물가안정.최대고용 위해 모든 것 다하겠다"

【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세계 경제대통령'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차기 의장에 제롬 파월 현 연준 이사가 2일(현지시간) 지명됐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4년 임기의 차기 연준 의장에 파월 현 이사를 지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은 내가 확고하게 믿고 있는 통화 및 재정 정책의 합의도출형 리더"라며 "상원은 신속히 그의 인준안을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파월 연준 의장 지명자는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연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힘이 닿는 한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가능한 한 최대의 근거와 통화정책 독립이라는 오랜 전통에 기초한 객관성을 갖고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지명자는 상원 은행위원회의 청문회를 거쳐 상원 전체 인준 표결을 통과하면 내년 2월 임기가 끝나는 재닛 옐런 현 의장의 뒤를 잇게 된다.

상원 인준은 무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파월이 일부 공화당 의원들에게는 완벽한 후보가 아닐지라도 상원 인준에 상당히 유리한 입장에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상원에서 여당인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 2012년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파월을 연준 이사로 지명했을 당시 상원이 찬성 74표, 반대 21표로 인준안을 통과시킨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반대표는 대부분 공화당에서 나왔다.

파월은 옐런 현 의장과 마찬가지로 '비둘기파', 즉 금리인상 신중파로 분류된다.

이 점에서 그의 지명은 경제성장 목표 3% 달성 등을 위해 현 저금리정책이 유지돼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선택이며 통화정책의 연속성 면에서 시장 기대에 부응한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파월이 옐런 현 의장과 달리 '토드-프랭크법'의 완화를 주장한 것도 규제완화를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낙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파월이 지명되면서 옐런 현 의장은 내년 2월까지인 첫번째 임기를 마치고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이처럼 단임으로 임기를 마치는 것은 1970년대 말 역대 최악의 수장으로 꼽히는 윌리엄 밀러 전 의장 이후로 40년 만에 처음이다.

104년 연준 역사상 첫 여성 의장이었던 옐런은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재정 및 통화 완화 정책을 정상화하는 전환기를 무난히 이끌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시장과 소통하며 점진적 금리인상과 자산축소 방침을 이끌었고 그의 리더십하에서 미 경제성장은 견고해지고 뉴욕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새라 블룸 라스킨 전 연준 이사는 "옐런은 어려운 시기에 경이로울 정도로 잘 했다.
그가 실수를 했기 때문에 재지명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통화긴축 정책을 펼쳐야 하는 복잡한 상황을 피해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고 의장직에서 내려올 수 있다는 게 옐런 의장에게는 오히려 행운이라는 지적도 있다.


호라이즌인베스트먼트의 글로벌 수석전략가인 그레그 발리에르는 "옐런은 운이 좋다"며 "적절한 시기에 내려오게 됐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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