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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모로CC, 한국의 로드홀 14번홀 역시 '명불허전'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05 13:38

수정 2017.11.05 13:38

솔모로CC 14번홀.
솔모로CC 14번홀.
【여주(경기도)=정대균골프전문기자】'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경기도 여주 솔모로CC의 퍼시먼-체리코스의 난이도다. 이 코스는 골퍼들 사이에서 어렵기로 정평이 나있는 국내 대표적 코스다. 올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시즌 최종전인 카이도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5억원)이 이 코스에서 개최되는 것이 확정되면서 한껏 물오른 남자 프로골퍼들의 기량을 검증할 수 있는 무대가 될것으로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지난 2일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이자 시즌 1승으로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3위에 랭크된 이형준(25·JDX멀티스포츠)이 마지막 18번홀(파3) 홀인원 등을 앞세워 무려 10언더파 60타를 기록한 것. 이 코스는 평상시에는 파71로 세팅되지만 이번 대회서는 9번홀을 파4홀 바꿔 파70으로 세팅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형준이 첫날 기록한 10언더파는 코스 레코드 신기록이었다.

상황이 이쯤되자 골프장 대표를 비롯한 골프장측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코스의 어려움으로 마니아들 사이에서 '성지'처럼 각인된 이미지가 손상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동안 그것을 토대로 재미를 봤던 마케팅에 영향을 줄까봐 노심초사가 된 것. 그러나 2라운드부터 핀 위치가 바뀌면서 골프장측의 걱정은 기우였다는 게 입증되기 시작했다. 선수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난코스의 진가를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한국의 로드홀'로 불리는 14번홀(파4)은 변함없이 이번 대회서도 악명(?)을 떨쳤다. 473야드로 세팅된 이 홀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 서면서부터 위압감을 준다. 페어웨이는 전혀 보이지 않고 앞쪽 그늘집 지붕을 타깃으로 티샷을 날려야 한다. 그런 점에서 티샷을 올드호텔 지붕을 보고 날리는 브리티시오픈 개최지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 17번홀(로드홀)과 비슷하다.

블라인드홀이라는 어려움도 있지만 티샷의 방향과 거리가 정확해야 한다. 왜냐면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30m 높이의 금강장송이 턱 버티고 서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티샷이 너무 멀리가거나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약간만 치우쳐도 약간 우도그렉인 그린을 직접 공략하기 어렵다. 그러다가 자칫 나무에 맞아 떨어지면 바로 아웃오브바운스(OB) 구역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선수들이 이 홀에서 3온 작전을 구사한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특히 1라운드서는 버디가 한 명도 없었고 올 시즌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에 랭크된 최진호(33·현대제철)는 트리플보기를 범해 우승 경쟁에서 밀리는 빌미가 되기도 했다.

국내 최장 파3홀인 1번홀과 그린 앞으로 3m 높이의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는 12번홀(파4)도 선수들의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게 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245야드로 세팅된 1번홀에서는 시작과 동시에 보기를 범한 선수들이 속출했다.
395야드의 약간 우도그렉인 12번홀은 티샷도 중요하지만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그린 앞 벙커다. 핀 하이로 두 번째샷을 공략했다간 자칫 큰 낭패를 볼 수가 있다.
대회 2라운드에서 작년 신인왕 김태우(24)는 선두를 달리다 이 홀에서 두 번째샷이 벙커에 빠져 5타만에 벙커를 탈출, 무려 6오버파(셉튜플보기)를 기록해 생애 첫승 기회를 날려 버렸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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