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출범 100일… '규제의 늪'서 빠져나와야

통신요금 인하 이슈 끝내고 AI.빅데이터.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에 주력할 때

새 정부 출범과 함께 4차 산업혁명 주무부처로 재탄생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4일로 출범 100일을 맞았지만 '통신 규제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5일 국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 출범 후 이뤄진 최근 국정감사는 '휴대폰 완전자급제'를 비롯해 이동통신 3사 및 인터넷 업계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강화 의지만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과기정통부 주요 현안인 과학기술 컨트롤타워 구축이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4차 산업혁명 대응 추진전략에 대한 정책점검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유영민 장관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통신요금 인하 압박 및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상 축소에 대한 해명만 늘어놓다 끝난 것과 유사한 모습이다.

첫 단추는 문재인정부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부터 잘못 끼워졌다. '연간 4조6000억원 규모의 통신요금 인하'와 '5세대(5G) 이동통신 조기 상용화'라는 국정과제를 동시에 제기한 탓이다. 이통 3사가 5G 이동통신에 투자하는 총 설비투자(CAPEX) 규모가 4G 롱텀에볼루션(LTE) 상용화 당시의 15조5000억원보다 1.5~2배가량 높아질 것이란 증권업계 관측을 감안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이 핵심인 5G에서 펼쳐질 자율주행(커넥티드 카), 가상현실(VR) 미디어,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팩토리 등을 둘러싼 패권 다툼이 치열해 이통업계의 대규모 투자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도이치뱅크는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지나친 개입에 따른 한국 통신시장의 불확실성은 결국 투자를 줄여 네트워크 품질까지 희생시킬 수 있다"며 "전 세계가 5G로 전환하는 상황에서 한국 인프라 경쟁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기정통부가 출범 100일을 기점으로 '규제의 늪'에서 하루빨리 빠져나와야 하는 이유다.


이달 출범할 예정인 '통신요금 사회적 논의기구'와 국회 소관 상임위에 통신요금 인하 이슈를 넘기고 과기정통부는 인공지능(AI)과 ICBM(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기반 융합산업 활성화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LG전자와 LG CNS 등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를 두루 거친 유 장관의 전문성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져가고 있다"며 "기업인 출신 장관이란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업계와의 소통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유 장관은 현재 4차 산업혁명 주무부처 장관이라는 책무에 충실해야 된다"며 "이에 대비한 융합산업 활성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