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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10월 금통위의사록, 추가 악재냐 금리반락의 계기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07 09:53

수정 2017.11.07 11:27

10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금리결정회의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채권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의사록 내용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최근의 분위기를 반영해 의사록에서 금리인상 시그널이 확실하게 나타난다면 시장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보는 쪽도 있고 의사록이 오히려 금리 반락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의사록 재료는 양방향으로 열려 있는 셈이다.

지난 달 이일형 금통위원이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낸 가운데 '실질적으로' 의견을 같이 하는 사람이 얼마나 더 있을지가 중요한 확인 사항이다.

▲ 어차피 금리인상기, 시장금리 더 오른다?
10월19일 금통위는 경기전망을 상향조정하면서 조만간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줬다.
특히 소수의견을 띄우면서 시장에 금리인상이 멀지 않음을 알렸다.

이후 시장금리는 빠르게 급등해 두 차례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금리인상에 대한 예고는 지난 여름부터 이어져 왔다. 점차 그 강도가 강해지는 흐름이었다. 이런 분위기가 연장되면서 시장 금리를 더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금리가 빠른 금리인상 우려를 반영하며 급등했지만 한은의 매파 시그널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 리스크는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신 연구원은 "지난 8월 금통위에서 3명의 금통위원이 통화완화 축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이후 성장률 전망의 상향과 계속되는 가계부채 부담을 고려하면 의사록에서도 매파 성향이 재확인될 가능성 높다"고 내다봤다.

의사록이 온건한 기조로 해석될 경우 급등한 금리의 되돌림이 가능하겠지만 그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매파적 스탠스를 재확인할 경우 투자심리 회복 제한과 금리 상승 리스크가 계속될 것으로 봤다. 다만 채권금리가 금리인상 우려를 빠르게 반영한 점을 감안해야 한다. 채권금리는 금리인상 우려를 선반영하며 상승한 후 하락하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었기 때문이다. 신 연구원은 그러나 금리인상 리스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그는 "인상 우려가 계속될 경우 시장금리의 상승 흐름은 이어졌다"면서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는 진행형이며 국내도 금리인상 여건이 성숙됐으며, 투자자들은 11월 금통위 이전까지 변동성 흐름을 고려한 트레이딩 관점의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아직 채권 매수자들의 심리회복이 덜 됐고 악재에 더 민감한 상황이어서 이런 의견에 동조하는 시각들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최근 변동성이 잦아들면서 심리가 좀 안정되긴 했으나 여전히 작은 악재에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면서 "의사록 내용이 매파적일 확률이 높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이미 가격에 반영, 금리 반락의 계기?
하지만 시장 금리가 이미 금리인상 기대를 적극 반영해 온 탓에 매파적인 의사록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인식도 엿보인다.

매파적인 의사록에 따른 추가 금리상승은 제한되는 반면 '기대보다 덜 매파적'일 경우 금리 하락 가능성이 더 크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슬비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 전망보다 내용이 호키시해서 금리가 추가 상승할 위험보다 전망보다 도비시할 경우의 금리 하락 리스크가 더 클 것"이라며 "9월 초 이후 시장 금리가 2번 가량의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금리 급등기에 금리인상을 두 차례 넘게 반영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던 가운데 생각보다 금통위의 금리인상 의지가 약하게 나타날 경우 시장금리가 급하게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10월 회의 직전 8월 의사록에서는 2명의 위원이 호키시했다. 다만 8월 당시엔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언급하며 금리조정 시점에 대해 신중할 필요를 언급했다"면서 "따라서 10월 금통위에서 어떤 인식 변화로 인해 인상 단행을 주장한 것인지 그 배경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10월 금통위 당시 한은 내부에서도 '소수의견'에 대해 놀란 사람이 적지 않았던 만큼 이번 의사록 공개가 11월 인상 기대를 강화시킬지 애매한 부분도 있다.

허진호 한국은행 통화정책 담당 부총재보는 10월20일 일부 언론에 "8월까지는 인상을 명확히 말하는 위원이 없었는데, 10월 소수의견은 생각보다 빨랐다"고 말해 소수의견이 나올지 몰랐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한은은 또 소수의견이 금융시장 등 일각에서 의심하는 금리를 올리기 위해 판을 짜고 벌이는 '작전'이라기 보다는 위원 개인의 의견이 노출된 것이란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이런 입장 역시 '형식적인 수사(修辭)'로 보기도 한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이일형 위원 외에 대다수가 금리인상에 동조하는 듯한 내용이면 시장이 한번 더 충격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아주' 매파적이지만 않다면 오히려 금리 반락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더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taeminchang@fnnews.com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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