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 강남 첫 신탁방식 대단지 재건축 추진 난항

김유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07 16:54

수정 2017.11.07 16:54

재건축추진위 주민 총회 일부 주민 반대로 무산
토지분할소송 처리 걸림돌
신탁사가 '재건축 사업 속도전'을 내세워 서울 강남 대단지 재건축 시장에 처음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반대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차아파트(1360가구)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지역 1000가구 이상 재건축 추진 대단지 가운데 가장 먼저 신탁방식 재건축 입찰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8일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주민 총회를 열고 신탁방식 재건축 예비사업자 선정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신반포4차를 사랑하는 주민들의 모임(신사모)' 반대로 총회는 무산됐다. 이날 총회가 무산되면서 신탁방식 재건축을 둘러싼 추진위와 일부 주민의 갈등이 수면으로 떠올랐다.

현재 신반포4차아파트는 아파트 부지로 함께 묶여 있는 수영장과 복합쇼핑몰 '뉴코아'를 분할하기 위한 토지분할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재건축 사업이 10여년째 지지부진하자 지난 2003년 구성된 재건축추진위원회는 지난해 3월 도입된 신탁방식 재건축 카드를 꺼내들었다.
신탁방식을 통해 전문가들이 속도감 있게 재건축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그러나 신사모 주민들은 신탁방식으로 진행하더라도 재건축 사업 속도가 더딜 것이라고 주장한다.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토지분할소송부터 처리돼야 하는데 해당 소송은 신탁사가 아닌 소유주, 즉 주민들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여서다.


건국대 부동산학과 심교언 교수는 "신탁방식은 사업 진행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은 있지만 복잡한 사업을 모두 풀어낼 수 있는 열쇠는 아니다"며 "상업지역인 여의도와 달리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강남지역은 신탁방식으로도 재건축을 신속하게 진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추진위원은 "추진위가 승인한 적이 없는 신탁방식 홍보포스터를 일부 추진위원이 추진위 이름으로 배포하는 등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재건축 설명회도 일방적인 신탁방식 홍보회로 전락시켜 주민들의 알 권리를 빼앗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추진위는 "주민 요구에 따라 추진위원장을 선출한 후 신탁방식 안건 상정 시기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ua@fnnews.com 김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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