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통신망만 깔고 '킬러 콘텐츠' 못 만들어

고가의 LTE요금제 가입자 유치 용도로만 미디어 서비스 접근

이동통신업계가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OTT)를 무기로 미디어 플랫폼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킬러(경쟁우위) 콘텐츠' 부족으로 해당 매출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 가입자가 이용하도록 OTT 플랫폼을 개방하고, 빅데이터 분석 기반 추천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했지만 정작 수익은 못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구글, 넷플릭스 등 국내외 정보기술(IT) 공룡들의 ‘국경 없는 미디어 경쟁’이 치열하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해 깔아놓은 초고속 통신망에서 IT공룡들은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옥수수’를,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올레tv모바일’과 ‘LTE 비디오 포털’를 전면에 내세워 OTT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글로벌 애플리케이션(앱) 분석기관 앱애니(App Annie)가 올해 상반기 국내 OTT 앱 매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통3사는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신 지상파3사가 모여 만든 ‘푹(pooq)’, 네이버(V라이브), 넷플릭스, 프로그램스(왓챠플레이), 구글(유튜브)이 1~5위를 싹쓸이 했다. 특히 프로그램스는 영화 추천(왓챠) 및 월정액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왓챠플레이)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글로벌 ICT 업계가 방송·통신 융합을 기치로 사활을 걸고 있지만, 이통3사는 여전히 모바일 데이터 소비를 늘리는 용도로 미디어 서비스를 접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앱애니 조사 결과, 올 상반기 OTT 서비스 월간 실 사용자(MAU) 순으로 보면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KT가 3~5위에 나란히 올랐다. 즉 ‘데이터 무제한(기본 데이터 제공 후 속도 지연)’이 핵심인 고가요금제 비중을 늘리기 위한 도구로 OTT를 접근한 나머지, 무료 가입자만 몰려들고 있는 셈이다. 반면 OTT 유료 가입자는 구글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킬러 콘텐츠'가 풍부한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에게 높은 충성도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선 이통3사도 정보 고속도로(통신망)만 깔아줄 것이 아니라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스마트 파이프'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OTT는 4G를 넘어 5G에서도 가상현실(VR)·증강현실(AR)과 결합돼 핵심 비즈니스모델(BM)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를 보면 전체 이동통신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사용량 중 56.1%가 ‘동영상’이다.
고가의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의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 역시 LG유플러스를 기준으로 지난해 3·4분기 5.8GB에서 현재 7.6GB로 늘었다. 이들은 LTE 요금제를 쓰다가 기본제공량을 모두 사용하면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좀 더 비싼 상위 요금제로 전환하거나 데이터 관련 부가서비스를 추가한다는 점에서 알짜로 평가된다.

OTT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는 미디어 시장의 파괴력을 간과하고 있다”며 “유튜브와 페이스북으로 웹드라마를 감상하고 네이버 OTT로 아이돌 스타와 실시간 채팅을 즐기는 젊은 세대를 공략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