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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한 둘째날] 文 ‘북핵공조’ 성과 얻고… 트럼프 ‘무기수출’ 실리 챙겼다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08 17:28

수정 2019.08.22 13:43

트럼프 ‘1박2일 방한’이 남긴 것
한.미 대북정책 미세한 간극 상당부분 해소
코리아패싱 논란 잠재우고 ‘콘크리트 동맹’ 재확인
절제된 의전과 실리외교로 양국 모두 ‘윈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은 1박2일 일정으로 짧았지만 한·미 동맹 및 북핵공조 강화라는 핵심의제에선 긴 여운을 남길 만큼 한·미 양국 모두 '실효적' 성과를 거뒀다는 평이다.

특히 대북정책 및 북핵해법 등을 둘러싼 양국 정상 간 미세한 '간극'에 대한 우려가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점에서 북핵폐기라는 양국 간 명료한 목표를 향한 항구적.절대적 공조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일본이 별 실익 없이 엄청난 환대외교에 집중했다면 한·미 정상회담 과정에선 '절제된' 세련미의 의전과 한·미 동맹, 북핵공조 재확인이라는 '실효적'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실리외교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관측이다.

■'절제된' 의전과 '실리외교'

세계 최대 규모의 경기 평택 미군 험프리스 기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하는 '진심 어린' 배려에서부터 양국 간 윈윈은 예고됐고, 다소 짧은 정상회담이었지만 긴 시간의 '말이 필요없을' 정도의 견고한 한·미 동맹 의지는 변함없음이 재확인됐다.

8일 청와대와 정치권 및 외교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한국→중국'을 잇는 삼각고리 순방은 비즈니스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지적이다. 한·일 양국에서 수십억달러 규모의 무기구입 의사를 공공연히 밝히고, 방한 첫날부터 순방목적을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찍을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외교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청와대 국가안보전략비서관 출신인 전성훈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한.중.일 순방외교의 핵심은 비즈니스 외교에 중점이 맞춰졌다"고 분석했다.

북핵문제를 고리로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 타개를 위한 해법으로 한.중.일 간 견고한 북핵공조를 강조하는 동시에 미국의 전략자산 세일즈에 적극 나선 것이다.

당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내지는 재협상 카드를 내밀 것이라던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은 것이 수십억달러 규모의 미국 전략자산 구입을 의식해서라는 관측도 있다. 다만 언제든지 무역적자를 내세워 한·미 FTA 재협상 카드를 내밀 가능성은 상존한다.

특히 북핵 해법을 둘러싼 한·미 동맹은 더욱 강도를 더했다는 평이다. 두 정상이 7일 정상회담 이후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와 인근 순환배치 확대, 한국의 최첨단 군사정찰자산 획득과 개발 협의 개시, 한국의 미사일 탄두중량 제한 완전 해제 등에 합의, 북한에 대한 핵 억제력을 최대한 높이고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실질적 대응책이 나온 것도 핵심 성과라는 관측이다.

■'코리아패싱 논란' 해소

무엇보다 북핵해법 모색 과정에서 불거진 '코리아 패싱' 논란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잠재움으로써 양국 간 우려됐던 대북정책의 간극이 상당부분 해소된 점이 주목을 끌었다. 전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군사옵션 검토 등 이전의 강도 높은 압박모드에서 '대화 제의'라는 유화적 메시지를 띄움으로써 일각의 전쟁공포를 해소하고 북핵공조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의 제안으로 대북 최접경지역인 비무장지대(DMZ)를 함께 방문하려다 기상악화로 취소된 점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아쉬워한 것도 양 정상의 평화적 북핵 해법에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을 보여줬다.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통해 더 이상의 무력도발은 안 된다는 최대의 압박효과도 거뒀다는 평이다.

박진 한미협회장은 통화에서 "'우리를 시험하지 말라'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성 발언에 핵심 메시지가 녹아있다"며 "전반적으로 한국을 신뢰할 수 있는 동맹으로 자리매김하고, 북한에 대해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강력한 톤으로 경고한 것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총평했다.


한편, 청와대와 백악관은 이날 양 정상이 조속히 개선된 한·미 FTA를 체결하도록 지시했다는 내용 등을 담은 공동 언론발표문을 채택.발표했다.haeneni@fnnews.com 정인홍 문형철 김은희 기자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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