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fn통일포럼] ‘핵동결 입구-비핵화 출구’ ‘한반도 전쟁불가론’ 쟁점 부각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08 18:00

수정 2017.11.09 09:49

포럼 주요 이슈는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듣는다
북핵 해법 다양한 의견
트럼프식 ‘완전파괴’ 비현실적.. 핵동결이 北과의 대화에 유리
전쟁 불가? 불사?
통일보다 평화에 방점 지적.. 조 장관 "현 상황에선 최선"
파이낸셜뉴스 fn통일연구원 주최로 8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클럽앤스파에서 열린 '제1회 fn통일포럼'에 참석한 통일외교 전문가들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기조발제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fn통일연구원 주최로 8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클럽앤스파에서 열린 '제1회 fn통일포럼'에 참석한 통일외교 전문가들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기조발제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8일 개최된 'fn통일포럼'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해법인 '핵동결 입구-비핵화 출구'론과 문 대통령이 재차 천명한 '한반도 전쟁불가론'이 쟁점이 됐다.

'핵동결 입구-비핵화 출구'론은 문 대통령의 '2단계 북핵해법' 구상으로 핵동결을 대화의 '입구', 완전한 핵 폐기를 대화의 '출구'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정부 출범 초기 '비핵화'를 대화조건으로 제시해온 트럼프 미 행정부와 이견을 보인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으나 전날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협상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미측의 동조를 이끌어내 주목됐다.

한국의 승인 없이 한반도에서 무력사용은 안된다는 '한반도 전쟁불가론'은 대북.대미 '경고' 메시지 기능을 하지만 동시에 북한엔 '어떤 도발을 해도 미국의 군사 옵션은 가동되지 않는다'는 헛된 기대를 심어줄 수 있다는 반론이 팽팽하게 제기돼 왔다.


■"핵동결 입구론이 현실적"

윤영관 서울대 교수(전 외교통상부 장관)는 이날 학계의 북핵 해법을 크게 세 가지로 소개했다. △트럼프식 CVID(북핵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의 파괴) △핵동결 중심의 협상론 △키신저식 미·중 빅딜론이 그것이다. 윤 교수는 "트럼프식 해결법은 중국이 북한 경제가 흔들릴 정도로 제재한다는 것이 전제조건인데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라며 "트럼프 정부가 지금은 CVID를 밀고 나가지만 현실적으로는 기준을 낮춰 일단 동결부터 하고 비핵화는 장기과제로 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방법이 문 대통령이 제시한 핵동결 입구론이다.

미·중 빅딜론은 북한과 얘기해 얻을 것이 없으니 중국과 담판을 짓는 것이 빠르다는 주장으로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교수나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등이 강하게 주장하는 내용이다.

윤 교수는 "물론 핵동결 입구론도 북한이 검증에 협력할 것이냐, 북을 실제로 핵국가로 인정하는 것 아니냐, 한국의 입지는 어떻게 되나 하는 부분에 대한 약점이 있다"면서도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줄이고 북한과 협상채널을 만드는 데엔 동결 아이디어가 현실적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 현실적으로 방향을 틀지는 예측 불가능하다"면서 "우리 입장에선 미국과 보조를 취하되 여러가지 협상 가능성에 대한 우리 측 로드맵을 만들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도 핵동결 입구론이 "유일한 현실적인 방도"라고 봤다. 김 교수는 나아가 "북한의 현실적 핵보유를 사실상 인정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미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유예해 실질적 안보위협을 제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다만 북한이 이를 '핵보유국 인정'으로 홍보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우리 정부의 입장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명균 "한반도 상황 아슬아슬"

문재인정부의 '한반도 전쟁불가론'도 도마에 올랐다. 문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공식화한 전쟁불가론은 한반도 긴장수위를 가라앉혔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대북 억지 측면에선 협상카드를 제약한다는 비판도 팽팽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한반도 평화 5원칙과 함께 '한반도 전쟁불가론'을 재천명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 도발에 대한 한·미의 단호한 대응에 공감하지만 대북 선제타격 및 과도한 군사압박은 경계하고 있다.


이날 포럼에 참가한 박영규 국제사이버대 총장은 "억지라는 개념은 전쟁도 불사한다는 것이 전제돼야 하지 않나"라면서 "확실하게 전쟁은 안된다고 공표하면 억지전략이 먹힐지 의문"이라고 물었다.

이에 조명균 장관은 "말씀 취지엔 공감하지만 지금 상황은 아슬아슬하다"며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식의 접근이 현실적으로 아주 많은 제약요건이 있다"고 말해 현재 우발적 무력충돌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조 장관은 현 정부 대북정책이 통일보다 평화에 방점이 찍혔다는 한 참가자의 지적에도 "통일을 소홀히 할 수는 없지만 지금 상황이 무력충돌, 전쟁가능성이 실제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는 평화를 강조할 수밖에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fn통일포럼] ‘핵동결 입구-비핵화 출구’ ‘한반도 전쟁불가론’ 쟁점 부각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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