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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新 남방정책 선언] 文대통령 "印尼와 車산업 협력"…‘사드보복’ 中시장 대안 찾기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09 17:29

수정 2017.11.09 22:24

新남방정책 핵심은
교통.인프라 등 11건 MOU.. 현대차 사장 동행한 자리서 文대통령 車산업 직접 언급
아세안 교역확대 의지 담겨.. 외교.안보까지 협력 확대.. 문재인 아세안 독트린 구상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기념촬영 후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아세안과 인도 등을 잇는 '신남방정책'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기념촬영 후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아세안과 인도 등을 잇는 '신남방정책'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 新 남방정책 선언] 文대통령 "印尼와 車산업 협력"…‘사드보복’ 中시장 대안 찾기

【 자카르타(인도네시아)=조은효 기자】 "인도네시아와 특별히 협력을 강화하고 싶은 분야가 자동차산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동남아 3국 첫 순방지인 인도네시아에서 '신(新)남방정책'을 선언하며, 특히 인도네시아와 협력하고 싶은 사업이 자동차산업이라고 특정했다.


이날 자카르타 시내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한·인니 비즈니스포럼에선 사실상 수주가 확정된 교통·인프라·산업 등 총 11건의 양해각서(MOU) 체결과 함께 3건의 협약이 체결됐는데 이 중 양국 자동차산업 협력을 꼭 집어 언급한 것이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본 현대차의 새 교두보로 인도네시아를 지목한 것이다. 이는 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에 담긴 '숨은 뜻'을 보여주는 키워드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 中에서 아세안으로 방향트나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를 생산거점으로 해서 300만대(연간 신차 판매량) 정도의 아세안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일단은 컴플리트녹다운(CKD) 방식의 진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시장이 얼마만큼 열리느냐에 따라서 생산방식이나 협력업체와의 동반진출에 대한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CKD방식이란 국내에서 반조립된 상태로 선적, 해외에서 마지막 조립 단계를 거쳐 판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실제 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본지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지난 9월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이 사드보복을 계기로 지역 다변화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번 문 대통령의 인도네시아행에 현대차 정진행 사장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동행한 것도 인도네시아 진출을 본격 타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도네시아 정부 및 재계 관계자들은 현재 98.6%(2016년 기준)라는 과도한 일본차 시장점유율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어 현대차의 사업 타진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관측된다.

■신남방정책…핵심은 中 의존도 낮추기

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은 남.북.러와 유라시아를 잇는 신북방정책(지난 9월 블라디보스토크 구상)과 짝을 이룬 것으로, 아세안, 메콩 국가 및 인도 등에서의 인적.물적 교역 확대 추진을 의미한다. 정부는 1188억달러(2016년 기준)인 한.아세안 교역규모를 2020년까지 200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한.아세안 FTA(2007년 6월 1일 발효) 이후 10년 만에 2배가량 늘린 교역규모를 또다시 3년 만에 퀀텀점프시키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한·아세안 교역규모를 2000억달러 수준(2020년까지)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은 2100억달러 정도 되는 중국과의 교역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 구상에 중국의 사드보복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그 복안으로 아세안과의 교역을 확대, 대중국 무역의존도를 줄여가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의 실질적 핵심가치가 담겨 있는 것이다.
청와대는 방문국 영문 첫글자를 따 일명 'V.I.P 순방'으로 불리는 이번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방문, 나아가 내년 봄께 인도 방문을 통해 신남방정책을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안보 분야까지 확장하는 '문재인 아세안 독트린'으로까지 확대·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정부의 아세안에 대한 공략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자카르타 전역을 연결하는 8억5000만달러 규모의 경전철사업 수주와 한화건설이 이라크 신도시 구축 경험을 기반으로 추진 중인 공공주택 17만가구 건설, 포스코건설의 리도 신도시 1단계 개발 프로젝트 등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예로 풀이된다.

ehcho@fnnews.com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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