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없는 항해 더이상 안돼" 국회만 바라보는 중기인들

중소벤처기업부 승격했지만 넉달간 장관 임명 못해
홍종학 후보자 청문회에선 富의 대물림 등 논란 여전
업계 "언제까지 기다리나"

홍종학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더 이상 늦춰져서는 안된다. 절대 안된다.'

10일 서울 구로동 구로디지털단지에서 헬스케어 장비를 제조.판매하는 중소기업 대표 N씨는 "홍 후보자든 아니든 이젠 더 이상 장관 자리를 비워둬선 안된다"며 국회에서 열린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과도한 부의 대물림'과 '내로남불' 논란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야당은 홍 후보자의 언행불일치를 지적하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반면 여당은 과도한 공세라며 적극적인 옹호에 나섰다.

홍 후보자를 놓고 벌이는 여야의 공방을 바라보는 중소기업인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중기부는 지난 7월 26일 중기청에서 '부'로 승격 출범했지만 이후 4개월 동안 '장관 없는 부'로 머물고 있는 상태다. 한마디로 선장 없이 항해하고 있는 것.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은 "문재인정부 출범 6개월이 지났지만 중기부 장관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상황"이라면서 "국회도 여야를 떠나 대승적인 차원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생각해 하루라도 빨리 장관 임명에 힘을 보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태 메인비즈협회장 역시 "중기부 장관 취임이 더 늦춰질 경우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중소기업들이 보게 될 수밖에 없다"며 조속한 장관 임명을 촉구했다.

중소기업인들만 중기부 장관 임명을 고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날 중기부공무원노동조합도 성명서를 내고 정치권이 하루빨리 장관 임명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안준기 중기부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성명서에서 "중기부 노조는 국가와 청년의 미래보다 당리당략을 앞세우는 정치권에 대해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면서 "장관이 공석인 상황에서 누가 조직의 비전과 목표를 확정지을 수 있겠는가. 새로 태어나 소중하게 돌봐야 될 아기를 황야에 내치고 나몰라라 하고 있는 것 같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 바로 지금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장관 임명을 촉구했다.

안 위원장은 이어 "말끝마다 '경제'와 '일자리'를 외치던 정치인들이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핵심부서의 발목을 잡는다면 이야말로 진정한 '언행불일치'"라면서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 청년들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대승과 상생의 판단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중기부 노조까지 나서서 장관 임명을 촉구하고 있는 것엔 이유가 있다. 현재 4실 체제를 갖추고 있는 중기부이지만 장관은 물론이고 장관정책보좌관, 중소기업정책실장, 창업벤처혁신실장, 감사관, 해외시장정책관, 성장지원정책관, 지역기업정책관, 상생협력정책관, 거래환경개선과장 등 총 9명의 주요 자리가 공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직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부 승격으로 인해 업무분장을 해야 하는 산하기관들은 아예 망연자실이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총 354만개로 종사자는 1400만명, 소상공인은 605만명, 자영업자는 557만명에 이른다"면서 "중기부 장관이 약 2600만 국민의 정책을 책임지고 이끌어가야 한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 추진 등 중소기업이 당면하고 있는 현안 해결을 위해서라도 빠른 시간 안에 중기부 장관이 임명돼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 구축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추진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yutoo@fnnews.com 최영희 중소기업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