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부업? 모텔업? 편견을 깬 스타트업들

최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11 10:39

수정 2017.11.11 10:39

최근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에 앞장서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화제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편견을 가지고 있는 부분들을 정면 돌파하며 각 업계의 선두주자로 폭발적인 성장력을 보여주고 있다.

각 분야에서 고정관념으로 자리잡은 부정적 인식들과 맞서 싸우며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대표적인 스타트업들을 소개한다.

■대부업 인식 탈피, 정직한 금융 문화 앞장서는 P2P금융 어니스트펀드
지난 2015년 2월 설립된 어니스트펀드는 돈이 필요한 사람과 투자를 원하는 사람을 이어주는 비즈니스 모델로 신한은행, KB인베스트먼트, 한화인베스트먼트 등 굴지의 금융 기업으로부터 총 92억원의 투자를 성공리에 유치해 화제를 모은 스타트업이다.

IT와 금융이 결합된 핀테크 기술을 바탕으로 P2P금융 플랫폼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매달 자체 기록을 갱신하며 새로운 금융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어니스트펀드는 사업을 시작한지 2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대부업이라는 어두운 인식과 싸우고 있다.


P2P금융은 새로운 개념의 핀테크 서비스임에도 아직 시장 초기이다 보니 P2P대출에 대한 법제도가 미흡하다. 따라서 현행법에 맞게 P2P대출을 실행하기 위해 여신회사(대부업체)를 자회사로 두어야 하는 문제가 있어 사업 자체를 대부업과 동일시 보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P2P금융은 직접 대출을 시행하는 기존 대부업과 달리 자금의 수요자와 투자자를 이어주는 금융플랫폼으로, 온라인을 통한 빠르고 안전한 투자 연결은 물론, 대출을 받아도 신용이 떨어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신용조회평가기관에도 P2P금융기관으로 등록되어 있다.

P2P기업들은 새로운 금융 시대에 발맞춰 P2P금융을 단순히 대부업에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닌, P2P금융 환경에 적합한 정책들이 하루 빨리 자리잡길 기대하고 있다.

어니스트펀드의 경우 기존 대부업체들과 구분 짓고 금융감독원 산하 관리 기업으로 등재되기 위해 P2P연계대부업에 등록하는 등 P2P시장을 양성화하고 인식변화를 이끌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P2P연계대부업은 일정 규모 이상을 갖춘 허가 기업에 한해 제공되는 업종 분류로 P2P기업의 전문성과 신뢰도를 인정받는 중요 지표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어니스트펀드는 ‘정직한 신용대출’, ‘정직한 채무통합’으로 엄격한 대출 기준을 세워 우량 신용자들에게만 대출을 진행하고 있다. 우량 고객 최소 기준은 전문직, 사업가, 공무원, 직장인 중 연 소득 3000만원 이상, 재직기간 3개월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대출금리는 기존 대부업체가 최고 27.9%에 달하는 것과 달리, 이보다 훨씬 낮은 연 3.9~16.4%의 중저금리로 문턱 낮은 금융 서비스를 실현하고 있다.

첨단 금융을 위한 IT 저력도 탄탄하다. 어니스트펀드는 머신러닝을 이용한 업그레이드된 신용평가 모델도입과 FDS 사기방지모델을 추가로 적용하여 대출자 평가를 더욱 강화했으며 업계 최초로 신한은행과 공동개발한 ‘투자금 신탁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신탁법에 의해 관리되는 방식으로 법률적인 안정성을 더욱 강화한 사례로 주목된다.

어니스트펀드는 지금까지 다수의 채권을 대상으로 분산투자를 하는 포트폴리오 상품 및 랜드마크 투자 상품 등 연 10% 내외의 우량 P2P상품들을 선보이며 연속적인 투자 매진 행렬을 기록해 왔으며, 낮은 연체율과 꾸준한 투자자수 증대로 업계 대표 기업으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실제 어니스트펀드는 올해만 해도 2017년 1분기 대비 3분기 신규투자자 비중이 3.9배 증가하고 재투자자 또한 2.5배 늘어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서상훈 어니스트펀드 대표는 “상품의 안정성과 중저금리 대출상품을 통해 대부업의 편견을 깨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어니스트펀드는 상품 다변화를 통해 대체투자 플랫폼으로의 시장 개척에도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러브모텔 이미지 벗어나 당당한 숙박업으로 입지를 다진 야놀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중소형 숙박업소 예약 시스템을 가동해 예약문화를 정착시킨 숙박기업 야놀자는 올해 예상 매출액 1300억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야놀자는 ‘모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맞서 싸우며, 건전하고 깨끗한 숙박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특히 중소형 숙박 업계 최초로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만들어 대대적인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야놀자는 숙박 자체를 단순히 잠만 자는 곳이 아닌, 놀이 공간으로 승화하면서 대중들의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던 모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돌리기 시작했다.

현재 야놀자가 전개하고 있는 에이치에비뉴, 호텔 야자, 호텔 얌 등 숙박 시설들은 파티룸부터 힐링룸, 가상현실(VR) 게임까지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해 숙박시설의 첨단화를 이끌고 있기도 하다.

나아가, 국내 신진 미술작가들의 작품을 활용한 갤러리형 전시공간으로 모텔을 꾸미는가 하면, 만화방 컨셉을 표방한 숙박시설까지 새로운 도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 밖에, 로꼬, 그레이와 같은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의 모델 기용을 통해 ‘누구나 마음 편히 놀 수 있게’ 라는 브랜드 미션을 전달하고 있으며, 다채로운 이벤트 등 이색적인 시도들을 선보이고 있다.

■장애에 대한 편견 극복에 팔 걷고 나선 스타트업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무시하지 못할 큰 이슈다. 이들 장애인 편견 해소를 돕기 위해 탄생한 스타트업들도 주목을 끌고 있다.

먼저, 설리번이라는 스타트업은 벙어리장갑을 엄지장갑으로 고쳐 부르는 프로젝트에 앞장선 데 이어 수화통역사 앱을 만드는 ‘이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청각장애인들이 간편하게 직접 예약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수화통역 관련 통합 네트워크를 만들어 서비스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스타트업으로 AU사회적협동조합은 쉐어타이핑이라는 앱을 개발해 청각장애인을 위한 문자통역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이 회사는 추후 문자통역사 없이도 이용 가능하도록 인공지능을 장착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장애 인식 개선 콘텐츠 제작회사인 무의협동조합은 장애를 무의미하게 만들자 라는 이념 아래 신체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빠르고 편리하게 지하철 환승로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각화 된 지도를 만들기도 했다.


각자의 분야는 다르지만, 사회 곳곳에 스며든 편견에 당당히 맞서 세상을 바꾸고 있는 스타트업들. 이들의 횡보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yutoo@fnnews.com 최영희 중소기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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