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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원화·금리 '3高' 경기회복세 주저앉히나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12 17:19

수정 2017.11.12 21:55

휘발유.경유 연중 최고.. 원화강세에 수출기업 긴장
임박한 기준금리 인상도 부담
유가·원화·금리 '3高' 경기회복세 주저앉히나

호조를 보이고 있던 경기흐름에 '3고(高)'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유가, 원화가치, 금리가 동반상승 조짐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원화강세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3고' 현상이 내수와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 경제 전반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2일 한국은행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국내 전체 산업의 업황BSI는 지난달 78을 기록했다. 최근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음에도 지난 9월 81에 비해서 3포인트 하락했다.
전체 산업 매출BSI도 지난 9월 88을 기록했지만 지난달 86으로 2포인트 하락했다.

지속된 수출호조에도 10월 BSI가 부진한 이유는 추석 등의 이유로 영업일수가 감소한 영향이다.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과 원화강세도 BSI 업황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유가는 뚜렷한 상승세다. 우리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지표물인 두바이유는 지난 9월 초 배럴당 40~50달러 수준이었지만 지난달부터 가파른 상승세다. 상승흐름은 이달에도 이어져 지난 6일에는 배럴당 60.4달러로 급등해 2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달 말 정기총회에서 감산합의를 연장할 것이란 관측과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반대파 숙청사태 등 중동지역 정정불안이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유가상승은 석유류를 중심으로 물가를 끌어올려 내수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 '페트로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은 L당 1517.42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국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 7월 23일 이후 112일 연속 오름세다. 경유 판매가도 전날인 12일 L당 1309.36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넘어섰다.

원화강세 흐름도 지속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 28일 1148원을 기록한 이후 원화강세가 지속되면서 지난 2일에는 1113.4원까지 하락(원화가치는 상승)했다. 원화강세는 국내 수출업체에 채산성 악화를 부를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엔화가치가 원화보다 5% 더 떨어질 경우 수출은 1.4% 줄고 성장률은 0.27%포인트 하락한다고 추정했다.

이달 인상이 유력한 기준금리도 경제성장률의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공개한 제19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3명의 금통위원이 머지않은 시기에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금리인상 의지를 밝혔던 이주열 한은 총재를 포함하면 7명의 금통위원 중 과반인 4명이 금리인상에 찬성한 것이다.


한은 BOK12모형에 따르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은 경제성장률을 0.05%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 채권금리 등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무역수지 흑자가 이어지고 한은 금리인상도 앞뒀고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등으로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이 힘들 수 있어) 원화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원화강세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고 국제유가도 70~80달러 수준까지 오르면 경기흐름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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