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트럼프 "언젠가 김정은과 친구될지도" 언급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12 17:25

수정 2017.11.12 17:25

북.미 관계개선? 비꼬기? 틸러슨 북.미 접촉 발언 후 트위터에 김정은 언급
일부 협상 위한 발언 해석
트럼프(왼쪽)와 김정은. AP연합뉴스
트럼프(왼쪽)와 김정은. AP연합뉴스

아시아를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향해 "나는 그의 친구가 되기 위해 이렇게 애쓰는데"라며 "언젠가 그렇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미·북 간 메시지가 오가는 2~3개 채널을 가동하고 있으며, 서로가 결국 '그래, 첫 대화를 할 때가 됐다'고 할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한 것과 맞물려 북미 접촉의 급물살 신호로 주목되고 있다.

■북·미 협상 전초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나는 김정은을 '작고 뚱뚱하다'고 하지 않는데 그는 왜 나를 '늙었다'고 모욕하는가"라며 이같이 덧붙였다. 최근 북한이 그를 '늙다리'로 지칭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앞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한·중·일 순방 행보를 비난하면서 그를 '늙다리' '전쟁 미치광이' '테러 왕초' 등으로 불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북·미 대화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어떤 움직임이 있다고는 생각한다.
(결과를) 좀 더 두고 보겠다"고 말하면서 북·미 간 물밑접촉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해 아시아를 순방 중인 틸러슨 장관도 기자들에게 여러 개 대화채널을 언급하며 '대화'를 꺼내든 것은 물밑접촉이 무르익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북한이 9월 15일 이후 두 달째 도발을 중단하고 있어 미 조야에 퍼져 있던 '틸러슨의 두 달론(60일간 도발중단 시 북·미 직접대화 가능)'이 힘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본지 10월 12일자 9면 참조>

전문가들은 현재 미·북 양측이 대화를 통한 협상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진단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은 국제제재 해제에 상당히 적극적"이라며 "미국 입장에서도 북한이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을 하기 전인 지금 시점을 최적의 대화시기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도 "북한이 두 달간 도발하지 않고 있는 것은 미국엔 '착한' 행동"이라면서 "이런 국면에서 북한을 대화로 끌고나오기 위해 유화적인 발언을 트위터에 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당장 결과를 공개할 만한 어떤 '협상'이 이뤄지지는 않은 단계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트럼프의 이날 트위터에 대해 "최대한의 압박을 계속 하겠지만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기존 기조를 재확인하는 취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미 간 어떤 결과물이 나오는 단계의 협상은 아닌 걸로 파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北이 태도 바꾸라는 요구"

협상이 이뤄진다 해도 이것이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인지는 다른 문제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지난 8일 파이낸셜뉴스 'fn통일포럼'에서 "협상이 시작되더라도 미·북 간 입장 차이를 감안하면 성과가 나올지에 대해서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북한을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수단이라는 평가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은 비핵화 협상은 없다고 하고 미국은 비핵화가 전제라고 하기 때문에 양측이 패를 들고 맞추지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미국이 대화를 지속적으로 언급함으로써 북한을 그쪽으로 끌어내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인 차두현 박사도 트럼프 트윗에 대해 "북한이 태도를 바꾸지 않고는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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