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청와대

[아세안 정상회의] 文대통령 "韓·아세안 제1협력은 교통…고속鐵 노하우 공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13 17:32

수정 2017.11.13 22:15

동남아 고속鐵시장에 도전장, 글로벌인프라펀드 1억弗 추가
인도-아세안-유라시아 연결.. J커브형 번영축 구축 구상도
아세안과의 민간교류 위해 韓 입국시 비자제도도 개선
문재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필리핀문화센터(CCP)에서 열린 제31회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각국 정상과 손을 엇갈려 잡은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필리핀문화센터(CCP)에서 열린 제31회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각국 정상과 손을 엇갈려 잡은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세안 정상회의] 文대통령 "韓·아세안 제1협력은 교통…고속鐵 노하우 공유"

【 마닐라(필리핀)=조은효 기자】 "한국과 아세안 간 제1의 협력은 '교통협력'이다. 한국의 고속철도 건설·운영 경험을 아세안과 공유하겠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아세안 경제계 대표 500여명이 참석한 아세안 기업투자서밋(ABIS) 특별연설에서 중국과 일본이 장악하고 있는 동남아 고속철시장 진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를 위해 한국 기업의 아세안 지역 인프라 및 건설 수주 지원에 사용되는 한국의 글로벌인프라펀드(GIF·현재 3730억원)를 1억달러(약 1120억원) 추가 조성하겠다고 제시했다. 다음달 입찰을 앞두고 있는 17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인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사업 수주'를 겨냥한 것으로, 14일 오전 예정된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수주 지원사격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J커브'로 새 번영축 구축

문 대통령은 이날 마닐라 시내 솔레어호텔에서 열린 제50차 아세안정상회의 부대행사인 ABIS에 참석해 사람공동체(People), 평화공동체(Peace), 상생번영(Prosperity)으로 요약되는 3P를 핵심목표로 하는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발표했다. 이는 앞서 지난 8일 인도네시아 국빈방문 당시 발표한 '신(新)남방정책'을 재확인한 것으로 구체적 방향과 실행 로드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2020년까지 한·아세안 상호 교역규모 2000억달러(약 224조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속도감 있게 아세안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아세안관련 기금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글로벌인프라펀드 확대뿐만 아니라 △한·아세안 협력기금 출연규모(2019년까지 2배 늘린 연간 1400만달러) △한·메콩 협력기금(3배 확대) 확대구상도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극동지역과 유라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신북방정책과 아세안과 인도를 대상으로 하는 신남방정책이 'J-커브' 형태로 연결되는 번영축의 구축"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이 추진하는 역내 연계성(Connectivity)과 연계해 △교통 △에너지 △수자원 △스마트 정보통신 등 4대 협력분야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현재 베트남 하노이.호찌민의 메트로 건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경전철 사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언급하며 한국의 고속철도 건설.운영 경험을 아세안 국가들과 적극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달 앞으로 다가온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 건설사업' 입찰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 17조원 규모의 초대형 철도 인프라 프로젝트다. 한국을 비롯해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과 기술력을 강조하는 일본이 삼파전을 벌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14일 오전 열리는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 기업의 수주를 적극 지원사격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고속철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스마트시티 구축.5세대(5G) 이동통신망 사업.발전소 구축 등에 있어서 한국의 경쟁력을 강조하며 아세안 시장 진출 확대 구상을 제시하는 등 전방위 경제외교를 펼쳤다.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될 5G 이동통신망을 평창올림픽 때 시범서비스하며, 내년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에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은 다양한 스마트시티 조성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며 "싱가포르의 스마트네이션 건설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선 성화봉송 로봇, 자율주행 버스, 5G 이동통신, 지상파 초고화질 방송 등 최첨단 ICT기술이 선보일 것"이라며 참석자들에게 "평창을 찾아달라"고 초청의 메시지를 보냈다.

■"아세안국가 韓입국 비자개선"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임기 중에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방문하겠다"며 아세안 끌어안기에 적극 나섰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아세안 지역 국민에 대한 한국 입국비자 개선이다.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간 정부 고위급 인사 교류뿐 아니라 아세안 국민의 한국 방문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사증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인적자원 개발 차원에서 직업교육기술훈련(TVET) 사업을 통해 아세안 국민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아세안 장학생과 연수생도 대폭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 내 '범정부 아세안 기획단'을 설치해 아세안과의 협력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세안과의 국방·안보 협력, 방위산업 협력을 더욱 강화해 가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발표에 앞서 기고 전문매체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기고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의 추가 자유화 협상도 더욱 속도를 내 보다 자유롭고 포용적인 성장의 길을 닦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기고문은 필리핀 '마닐라 타임스' '필리핀 스타', 캄보디아 '캄보디안 타임스', 말레이시아 '아세안 포스트' 등에 기고됐으며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회원사인 전 세계 150여개국 500여개 언론에 배포됐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은 연설 후 행사장에서 빠져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필리핀 현지 참석자들의 셀카 요청 공세를 받았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