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SOC 예산 늘리되 끼워넣기는 없어야

국토교통위서 13.4% 증액.. 심사과정 투명하게 공개를

정부가 불요불급하다며 대폭 줄였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들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거치면서 대부분 되살아났다. 의원들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민원성 예산 챙기기에 혈안이 된 결과다. 14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SOC예산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심의에서 20조838억원으로 늘었다. 정부 원안(17조7159억원)보다 13.4%(2조3679억원) 늘어난 규모다.

정부가 밝힌 'SOC 20% 삭감' 원칙이 무색하다. 증액된 내역을 보면 철도.도로 건설과 시설 유지·보수, 지방하천 정비 등 지역 민원성 사업이 대부분이다. 동해선 스크린도어 설치, 도시재생뉴딜사업 등 정부안 편성 단계에서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걸러졌던 사업들이 대거 되살아났다. 예결위 소위와 본회의가 남아 있긴 하지만 상임위 단계에서 증가 폭이 예년의 6배를 넘었다. 의원들이 민원성 예산 챙기기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을 들어도 싸다. 정부의 'SOC 축소, 복지 확대' 방침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을 호재라고 판단한 것인가.

지역구 의원들은 예산철마다 민원성 예산 따내기에 혈안이 된다. 예산은 한번 끼워 넣으면 큰 문제가 없는 한 '계속사업'으로 굴러간다. 이런 사업들은 다음 선거 때 재선을 위한 홍보용 치적사업으로 활용된다. 우리는 의원들이 지역 예산을 따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를 비판하지 않는다. 또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아직은 SOC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문제는 국회가 적절한 심사 과정을 거치느냐 여부다. 경제적 타당성과 효율성, 시급성 등을 따지지 않고 밀실에서 마구잡이로 끼워넣는 식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편성된 불요불급한 예산들은 연말까지도 소화되지 못해 불용예산으로 남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부는 올해 불용예산이 SOC부문에서만 3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예산낭비일 뿐만 아니라 재정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의원들이 국민의 혈세를 적절한 심사 과정 없이 밀실 담합을 통해 나눠먹기 해서는 안 된다.
민원사업이라도 철저한 논리 검증을 통해 취사선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자면 상임위.예결위.본회의 등 예산안 심의의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시민사회의 감시가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쪽지예산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