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신흥시장 투자금 급감은 일시적"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14 17:42

수정 2017.11.14 17:42

신흥시장 펀드 투자금 10월이후 3주간 가뭄 상태
美.EU 금리인상 추세에도 아시아 성장세 매력 있어 장기적 자금유입 계속될듯
신흥시장 자금 유입이 최근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국의 급격한 금리변화가 없는 한 신흥시장 가운데 아시아 시장은 일시적인 둔화를 딛고 다시 순유입으로 자금 흐름이 전환될 것으로 예상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이하 현지시간) 펀드 추적업체 EPFR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EPFR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신흥시장 투자는 일단 멈췄다.

4월 이후 9월까지 평균 주당 19억달러가 신흥시장 주식펀드에 순유입됐지만 10월부터는 순유입 규모가 10억달러 밑으로 떨어졌고, 지난 8일까지 3주 동안은 순유입이 없었다. 유입된 금액이 있지만 유출을 빼고 나면 제로였다는 것이다.
신흥시장 채권 펀드 역시 지난 8월 중순 순유출을 겪은 뒤 최근 3주 동안 자금 흐름이 최악을 기록했다.

신흥시장 안에서도 명암은 엇갈린다.

한국 주식펀드에서는 지난 4주 동안 2주에 걸쳐 6억달러 이상 자금 순유출이 있었지만 인도 주식펀드는 최근 석달만에 가장 높은 순유입을 경험하고 있다.

중남미 주식펀드의 경우 올해 2010년 이후 가장 긴 순유입을 기록했지만 지난 8일 현재 1주일간은 넉달만에 최대 자금유출을 경험했다.

CMC 마켓츠의 수석 시장전략가 마이클 매카시는 인도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타당하다면서 정부가 현금 사용을 줄여 부패를 척결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 판매세 일원화 등으로 경제구조를 개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경제개혁 성공여부에 대한 의구심으로 투자자들이 그동안 인도 시장을 외면했지만 서서히 신뢰를 회복하면서 성장 가능성에 베팅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선진국의 초저금리와 미 달러 약세에 따른 캐리 트레이드로 수익률에 목마른 투자자들이 신흥시장 자산을 대규모로 사들일 때 소외됐던 인도 시장에 저가 매수세가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신흥시장 전망은 그러나 지역별로 차이가 난다.

일단 다음달 12~13일로 예정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이 신흥시장 투자를 줄였지만 조만간 아시아를 중심으로 투자가 재개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널리스트들 가운데 일부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점진적으로 유럽중앙은행(ECB) 마저 금리인상 대열에 동참한다고 해도 장기적인 신흥시장으로의, 특히 아시아 신흥시장으로의 자금유입 흐름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아시아 신흥시장의 경제성장세가 미국이나 유럽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낀다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신흥시장 가운데에서도 일부는 전망이 불투명해 보인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겪으면서 채무구조조정을 추진 중이고, 레바논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세력다툼 틈바구니에서 총리가 사임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고, 사우디는 왕자 11명을 포함한 대규모 지도부 숙청으로 정정이 불안한 상태다.

한편 선진국 시장 역시 경기회복 덕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유럽주식펀드는 지난주 3년 반만에 최대 순유입을 기록했고, 전세계 선진국 주식펀드에는 올들어 1450억달러 넘는 돈이 몰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