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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회장 인선 '미스터리'

국내 4대 경제단체인 한국무역협회의 신임 수장 인선이 진실공방으로 흘러가고 있다.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75)은 지난 달 24일 돌연 사의를 표명하고 이사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내년 2월까지 보장된 3년의 임기를 불과 4개월 앞둔 시기였다. 김 회장은 사의 표명을 언론에 알리면서 사퇴 배경을 둘러싼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논란의 핵심은 그가 임기말 중도사퇴한 결정적 이유에 대해 "최근 정부가 본인의 사임을 희망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 왔다"라는 부분이다. 김 회장은 사퇴 기자회견과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서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낸 '정부'의 실체에 대해서는 끝내 함구했다. 그는 정권과 철학이 다르다는 이유로 임기말 '선의의 권고'를 받은 것으로 이해했다지만 외압 논란이 불거졌다. 김 회장이 사의를 표명한지 보름만인 지난 9일 참여정부 인사인 김영주 전 산업부장관이 후임 무협 회장에 내정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청와대는 진화에 나섰다. 지난 13일 출입기자들에게 "민간협회 인사에 청와대가 개입하지 않는다는 건 분명한 원칙"이라며 외압 논란을 일축했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측도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청와대와 정부의 말이 사실이라면 김 회장은 공연히 '거짓말'을 한 셈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인선 관행을 짚어보면 김 회장의 주장을 '허언'으로만 치부할 순 없다. 경제단체 한 고위 관계자는 "DJ정부, 참여정부를 포함한 과거 정권에서 원활한 소통과 관계를 위해 어떤 식으로든지 무협 회장 인선에 관여한 것은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15일 이임식을 앞두고 무협 구성원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했다. "내일(16일)이면 우리 협회는 임시총회를 열고 신임 회장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간 저에게 베풀어 주셨던 회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새로 선임되는 회장께도 실어주시어 산적한 무역업계 현안을 풀어나가고, 협회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큰 힘을 보태주시길 요청드립니다"라고. 차기 회장과 무협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라도 김 회장이 직접 나서 사퇴를 권유한 '정부'가 누구인지를 분명히 밝히고 떠나는 결자해지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