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중앙은행의 선제적 안내는 간단하고 명확해야"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15 17:57

수정 2017.11.15 17:57

세계 4대 중앙은행장들 시장과의 소통 한계 호소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폐허를 양적완화(QE)로 헤쳐 나갔던 세계 4대 중앙은행장들이 시장과 소통이 중요하지만 한계가 있다고 호소했다.

곧 퇴임을 앞둔 이들은 시장이 통화정책의 변화를 오해하지 않도록 '선제적 안내(forward guidance)'를 제대로 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마크 카니 영국은행(BOE) 총재,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1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ECB가 주최한 '중앙은행 커뮤니케이션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옐런 의장은 컨퍼런스에서 투자자들이 불확실한 경제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줄 수 있는 정보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확실히 시장 참여자들이 정책 방향에 대해 중앙은행들이 줄 수 있는 것보다 분명한 정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시장이 우리가 의도한 바를 준비하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그 방법이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4대 중앙은행들은 금융위기 이후 QE 같이 자산 매입을 통한 돈 풀기 전략이나 초저금리 정책 같은 특수한 정책들을 선보이며 시장이 정책 방향을 예상할 수 있게끔 미리 신호를 보내왔다. 이러한 선제적 안내는 각종 연설이나 발언, 의사록같은 형태로 시장에 전해졌지만 이따금 잘못 전달되기도 했다. 세계 금융시장에서는 지난 2013년 벤 버닝키 전 연준 의장이 QE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자 주가와 신흥시장 통화가치가 폭락하는 등 혼란이 발생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모임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선제적 안내가 성공적이었다"며 "효과가 검증된 수단을 왜 버리겠느냐?"고 반문했다. 드라기 총재는 올해도 꾸준히 시장에 내년 QE 종료 후 2019년 중반까지는 금리 인상 계획이 없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이에 대해 카니 총재는 일반 대중들이 선제적 안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은 중앙은행의 신호가 간단하고, 접근할 수 있으며, 자신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때나 이를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구로다 총재도 "선제적 안내는 명확해야 하며 그래야 더 나아진다"고 거들었다.


한편 이날 모인 중앙은행장들은 자신들이 추진한 경기부양책이 타당했다고 평가했다. 4명 모두 앞으로 임기가 2년도 남지 않았다.
드라기 총재는 ECB의 초저금리 정책이 저축자와 연금생활자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지적에 대해 독일 언론들이 "현실을 다르게 묘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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