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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상징' 주상복합아파트 가격 맥 못춘다

윤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15 19:42

수정 2017.11.15 19:42

재건축 사업 진행 어렵고 신규 아파트 등 영향에 규제대책 추가 악재 겹쳐
'부의 상징' 주상복합아파트 가격 맥 못춘다

'부의 상징'으로 통하던 주상복합아파트 가격이 최근들어 맥을 못추고 있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대책 발표로 움츠러들었던 일반 아파트나 재건축 단지는 대책 발표 이전 가격을 회복하며 활기를 띠는 반면 주상복합은 이번 규제대책까지 추가 악재로 작용해 몸값이 더 하락하거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어서다.

■2억원 떨어진 급매물 등장한 주상복합

15일 서울 송파구 일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2000년대 서울 송파구의 대표적인 초고가 아파트였던 '잠실 롯데캐슬골드'는 최근 시세보다 2억원가량 떨어진 '급매물'이 등장했다. 지난 7월 14억8000만원에 거래됐던 잠실 롯데캐슬골드 전용148㎡가 12억6900만원대로 나온 것이다.

전용148㎡는 지난 2007년 당시 16억3500만원(11월)에 거래됐을 정도로 몸값이 높았다.

잠실 롯데캐슬골드 인근에 위치한 리센츠 아파트 전용84㎡가 지난달 14억6000만원에 거래돼, 지난 7월보다 1억원 넘게 오른 것과 비교해보면 상반된 모습이다.


A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면적대 매물은 거의 나오지 않는 편"이라면서 "올해 초 (전용148㎡는) 12억2000만원대 거래돼 최저가를 기록했다가 다시 13억원~14억원 후반대까지 올랐지만 이번에 가격이 많이 떨어진 매물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강북권 초고가 주상복합인 서울 용산구 '용산파크자이' 매매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부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06년 10억원에 거래됐던 전용99㎡(11월)는 지난 7월 9억6500만원에 거래돼 몸값이 하락했다.

수도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경기도 성남 분당신도시를 대표하는 주상복합인 '분당파크뷰' 전용139㎡ 20층은 지난 2006년 20억원이라는 초고가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이보다 더높은 30층과 31층은 각각 12억3000만원과 12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낮은 재건축 사업 수익성에 일반 아파트 관심↑

이처럼 주상복합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것데 대해 전문가들은 △일반 아파트와 달리 어려운 재건축 사업 △고급 편의시설과 커뮤니티시설이 갖춰진 신규 아파트 등장 △높은 관리비 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대부분 주상복합은 이미 법적 용적률을 최대한 이용해 지었기 때문에 재건축을 하더라도 더 높게 아파트를 짓기 힘들어 일반 아파트처럼 재건축 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보니 수요자들의 관심이 적어질 수 밖에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부동산114 김은진 리서치팀장은 "'주상복합 붐'을 일으키며 2000년대 중반에 공급됐던 고급 주상복합들이 10년 이상 지나 노후화되면서 선호도가 떨어졌다"면서 "아파트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재건축 사업 기대감이 있지만 주상복합은 이미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 사업이 어려워 감가상각이 불리하게 작용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아파트도 주상복합 못지않은 고급 커뮤니티시설

최근 새롭게 지어지는 대다수 아파트에 호텔 못지 않은 고급 커뮤니티시설이 들어서면서, 주상복합 '대체제' 역할을 한다는 점도 주상복합의 차별성을 상쇄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서울 서초구 한신4지구를 재건축해 공급될 예정인 '신반포메이플자이'에는 두 동의 최상층을 스카이 브릿지로 연결하고 스카이 라운지나 인피니티 풀, 하늘 스파 등 고급 설계를 적용한 시설이 들어선다.

일반 아파트보다 높은 관리비도 주상복합 가격 하락세를 이끌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잠실 롯데캐슬골드의 경우 3.3㎡당 관리비는 1만원이지만, 각 가구수별로 냉난방 시설을 얼마나 사용하는지에 따라 관리비는 천차만별이다. 가령 전용148㎡는 기본적으로 57~58만원의 관리비가 청구되지만 에어컨을 많이 틀 경우 최대 80만원까지 나올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상복합은 설계상 아파트처럼 창문을 잘 열지 못하고 냉난방 기구 등을 이용해 환기를 하거나 온도를 조절해야하기 때문에 관리비가 부담으로 다가올수밖에 없다"고 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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