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지진경보 빨라졌지만 지질조사·대처방안 시급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강진으로 인해 이 지역에 위치한 한동대 건물 외벽이 상당 부분 파손됐다.

경주 지진 1년여 만에 경북 포항에서 강진이 발생, 전국이 또 다시 지진 공포에 휩싸였다. 지역에 따라서는 재난문자가 진동이 감지되기 전에 먼저 도착하는 등 지진경보시스템은 눈에 띄게 개선됐으나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질조사부터 대피소 운영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보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활성단층 연구 절실.. 지진활동기 가능성도”
17일 관련학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경주 강진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양산단층을 포함, 지진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활성단층 최대 450여개가 국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작 관련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정부 차원의 전국 활성단층 지도는 2041년에야 만들어질 예정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본진 단층면을 조사한 결과 15일 포항 지진은 존재가 보고된 적이 없는 북북동 방향의 단층대를 따라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지진을 유발하는 새로운 단층이 영남권에서 또 발견된 셈으로, 기상청이 전날 양산단층의 지류인 장사단층에서 지진이 발생했다고 추정한 것과는 다르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활성단층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가 절실하다. 활성단층을 안다는 것은 어느 곳에서 지진이 나는지 알 수 있다는 이야기”라며 “그동안 지표에 드러난 단층을 연구하는 선에 그쳤으나 경주, 포항 지진 모두 지하에 감춰져 있던 단층에서 벌어진 것으로, 이런 숨겨진 단층을 찾아내는데 더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17세기에 지진이 많이 발생했는데 그로부터 수백년이 지난 만큼 이제 지진 활동기로 진입한 것일 수 있다”며 “30~40년 주기로 큰 지진이 일어났던 미국은 1980년 LA대지진 이후 30년이 흘러 난리인데 우리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진 대피요령 부족.. 대피소 운영도 문제
행정안전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진 발생시 국민행동요령’을 안내하고 있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집안에 있다면 곧바로 책상이나 침대 밑으로 대피해 쿠션 등으로 머리를 보호하고 진동 중에 서둘러 밖으로 뛰어나가면 위험할 수 있는만큼 진동이 멈춘 뒤 대피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다. 그러나 평소 관련 교육이 부족한데다 경우마다 다를 수 있어 세밀한 지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희천 한국열린사이버대 재난소방학과 교수는 “행동지침에는 지역 특색에 맞는 구체성이 더해져야 한다. 서울의 경우 지하철역으로 대피하라고 하지만 지하철역도 진도를 견딜 수 있는 정도가 다르다”면서 “지진 발생시 머리를 보호해야 하는 등 기본적인 사항 외에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여진이 한 달 가량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해 챙겨야 할 물건 등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피소와 관련된 안내 및 운영방식에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포항 시민들은 대피소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바람에 긴밤을 길거리에서 떨어야 했다.
이후 뒤늦게 사람들이 몰리면서 대피소 내부 곳곳에서는 엉킨 주민들과 쏟아진 음식물 탓에 움직일 공간도 없었다. 대피소 한쪽에는 화장실을 기다리는 긴 줄이 늘어섰다.

최 교수는 “미국의 경우 남녀나 가족을 구분하고 컨테이너를 개량해 공동생활에서 갖춰야 할 공용시설을 많이 갖춘다”며 “우리나라의 현실상황을 반영해 체육관에 대피소를 마련하더라도 성별이나 가족 등을 감안한 구획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김유아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