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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 해외서 뚫다] "세계은행은 전문지식과 협업·소통능력 갖춘 인재 원해"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19 17:30

수정 2017.11.20 12:09

웨이 왕 세계은행 인사국장
국제금융기구 채용설명회 위해 방한… 취업전략 조언
한번에 정직원 노리기보다 인턴으로 경력 쌓는게 좋아
한국 인재풀 풍부… 내년 3월 한국 특화 설명회 열 것
웨이 왕 세계은행 인사국장
웨이 왕 세계은행 인사국장

지난 15~17일 기획재정부가 주최한 '제9회 국제금융기구 채용설명회'가 아주대와 목포대에서 개최됐다. 15일 아주대에서 열린 채용설명회에 참석한 학생들이 한 국제금융기구 인사담당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지난 15~17일 기획재정부가 주최한 '제9회 국제금융기구 채용설명회'가 아주대와 목포대에서 개최됐다. 15일 아주대에서 열린 채용설명회에 참석한 학생들이 한 국제금융기구 인사담당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단순히 개발도상국에 차관을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무형적 가치를 전파한다는 것이 세계은행과 다른 국제기구들이 가장 구별되는 점입니다. 한국인들은 영어구사 능력과 국제적 마인드 등 전문성도 뛰어나지만 세계 어느 나라보다 개발경험을 가장 잘 이해하고 전파하기 수월한 위치에 있죠. 세계은행의 가치와 목표에 깊이 공감하는 한국인 직원들을 채용하는 것은 조직 전체에도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
"

지난 15~17일 기획재정부가 주관한 국제금융기구 채용설명회를 위해 방한한 웨이 왕 세계은행(WB) 인사국장은 지난 16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최고의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인재풀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1998년부터 세계은행에 합류한 왕 국장은 현재 아시아 지역 인사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세계은행은 지난해 채용설명회에서 숀 맥그래스 인사담당 부총재가 직접 방한하는 등 한국인 인재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세계은행 직원 1만2000명 가운데 한국인 직원은 120명가량이다.

인터뷰 전날 아주대학교에서 열린 국제금융기구 채용설명회에 채용담당자로 참석, 20여명의 지원자를 만나고 왔다는 왕 국장은 손에 쥔 지원자들의 이력서를 하나하나 넘겨보며 "이번 설명회에서도 눈에 띄는 인재들이 있었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지원자들의 능력과 국제감각, 개발에 대한 열정, 빈곤 퇴치, 기후변화, 에너지 이슈 등에 대한 지식과 열정에 매우 감명 받았다"면서 "내년 3월 한국에서 더욱 특화된 채용설명회를 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세계은행이 찾는 인재상을 묻자 그는 "능력적 부분에서 어떤 분야에 있든 자신만이 가진 최고의 특출난 전문지식이 요구된다"고 답했다. 개도국의 정치.경제.사회적 상황을 잘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정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무엇보다 협업과 소통능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왕 국장은 "세계은행이 상대하는 각국 부처, 연구소 등 기관들을 잘 이끌 수 있는 소통능력이 필수"라면서 "다문화기구인 세계은행 특성상 경제학뿐 아니라 환경, 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많기 때문에 팀워크와 파트너십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이번 채용설명회에서 바로 직원을 채용하지 않는다. 지난 2015년부터 젊고 유능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애널리스트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을 선발하고 있다. 수십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을 한 후 적합한 지원자를 추려 세계은행의 데이터베이스(DB)망을 통해 임원들이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추후 세계은행 내 각 부서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갖춘 후보자에게 우선순위로 채용 기회를 준다. 지난해 채용설명회에 참가한 한국인 지원자 중에서도 3명이 세계은행 직원으로 채용됐다.

왕 국장은 "당장 직원을 뽑는 자리는 아니지만 지원자들이 이력서를 보다 발전시킬 수 있도록 조언하고 있다"면서 "세계은행 업무특성상 경험이 중요한 만큼 젊은 지원자들이 실제 세계은행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적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세계은행의 처우도 점차 올라가는 추세다. 그는 "최고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선 경쟁력 있는 처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연봉은 동종업계에서 상위 75% 이상은 될 수 있도록 한다"고 언급했다.


왕 국장은 한번에 정직원만 노리기보다 인턴 등을 통해 커리어와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도 국제기구 입사를 위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단지 '경력쌓기'용이 아닌 해당 기구의 가치와 비전에 대한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빈곤 종식, 포괄적 성장 등 세계은행이 하는 일을 가슴속에 열정을 갖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을 원한다"면서 "개발 경험을 가장 잘 이해하는 한국인 직원들이 세계은행에 채용되면 다른 나라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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