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②
- 열혈직원, 더이상 반기지 않는 사회 문화
- 과로사, 결혼 회피 현상 등 사회적 문제 해결 위한 방안
- 효율적 시간 분배로 담배, 커피 등 쓸데없는 근무외 시간 줄어
- 열혈직원, 더이상 반기지 않는 사회 문화
- 과로사, 결혼 회피 현상 등 사회적 문제 해결 위한 방안
- 효율적 시간 분배로 담배, 커피 등 쓸데없는 근무외 시간 줄어
정부도 과로사 문제 등의 심각성을 인식해 잔업 규제 방침을 세우고 있는 실정입니다.
20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사무용 가구 제조업체인 오카무라 제작소(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니시구 소재)는 지난해 12월부터 매주 수요일을 ‘노(No)야근의 날’로 정했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6시30분이 되면 직원들의 컴퓨터(PC)를 강제로 꺼지도록 설정해 놓은 것입니다.
오카무라 제작소의 ‘워크 인 라이프(Work in Life)’ 정책 중 하나 입니다. 잔업이 꼭 필요한 경우에는 사전에 소속 팀장에게 신청을 해 원하는 시간까지 PC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오카무라 제작소는 그렇게 매주 수요일이면 퇴근 시간 10분 전과 1분 전에 PC화면에 종료 알림을 띄웁니다.
이 회사 인사부의 세키구치 마사히로 차장은 인터뷰에서 “퇴근시간 PC 강제 종료를 실시한 이후 수요일에는 야근을 신청하지 않고 정시에 퇴근하는 직원이 20~30% 늘었다"며 "하지만 회사가 얻은 가장 큰 효과는 직원들이 정해진 시간안에 효율적으로 일하겠다는 의식을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PC종료 외에도 오카무라 제작소의 각 지점들은 ‘워크 인 라이프(Work in Life)’ 정책에 맞춘 기발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시행중입니다. 신주쿠 지점은 올 봄부터 매일 아침 직원들이 출근을 하면 자신의 퇴근 시간을 스스로 결정해 적는 ‘퇴근카드’를 만들도록 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자신의 책상 위에 '퇴근카드'를 올려놓고 업무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매일 오후 6시 사내에 영화 ‘록키’ 주제곡을 방송하는 회사도 등장했습니다. 미츠이 홈 본사(도쿄도 신주쿠구)는 매일 오후 6시가 되면 음악에 맞춰 전 직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큰 소리로 자신의 퇴근 시간을 알리는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만약 야근이 필요한 직원이 생기면 동료들이 협력해 빨리 업무를 마치거나 내일로 돌리는 방안을 모색한다고 합니다.
일본 기업들이 변화를 꾀하는 이유는 일본의 ‘과로 사회’에 경종이 울렸기 때문입니다. NHK 여기자가 과로사 하는 사건이 잊혀지기도 전에 지난해 말에는 장시간 노동을 못이긴 광고 대기업 덴츠의 신입사원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과로로 인한 비극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일본은 유럽 국가에 비해 노동 시간이 길고, 20년 풀타임 노동자의 노동 시간은 수십년째 줄어들지 않고 제자리걸음”이라고 자책한 후 “‘열혈사원’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진 일본을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개정된 법안은 초과 근무 상한을 ‘월 45시간, 연 360시간’ 원칙으로 정했습니다. 일감이 몰리는 기간에는 ‘월 100시간 미만, 연 720시간 이내’라는 예외도 뒀습니다. 생각하고 바로 움직이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부럽기만 합니다.
이 법안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학스캔들 무마를 위해 중의원을 해산하는 바람에 아직 계류중이지만 내년 정기 국회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입니다.
한국에서도 매년 끊이지 않고 과로사가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작은 움직임이라도 실천에 옮기는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 사회가 된다면 지금 보다 한결 더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sijeon@fnnews.com 전선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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