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 유통기업 전체 매출...美 코스트코 보다 작은 이유는?

전용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20 11:03

수정 2017.11.20 11:03

세계는 유통 산업 육성 나서는 데 한국만 유통규제 강화 논의
한국 유통기업 전체 매출...美 코스트코 보다 작은 이유는?


일자리 창출의 핵심 산업이자 관광산업과 연계 기능이 큰 한국 유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육성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016년 기준 국내 유통 소매기업 상위 200개사의 전체 매출액은 128조4000억원으로 미국 코스트코(Costco) 1개사의 매출액 137조8000억원보다도 작다. 월마트 매출액 563조9000억원의 22.8%, 아마존 매출액 157조8000억원의 81.4%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유통산업 육성이 시급한 5가지 이유'라는 보고서를 통해 유통산업의 대내외 환경변화를 고려하여 규제중심의 인식에서 육성중심의 정책 프레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유통은 고용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산업으로 고용비중이 전체 산업평균인 4.8%의 3배 수준인 14.2%에 달한다. 고용창출 효과도 높아 대형 복합쇼핑몰 1개가 특정 지역에 입점하는 경우 5000∼6000명의 상시 고용이 이루어지며, 총 1만 명 이상의 취업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개 대형마트 신설이 약 200명의 지역 고용의 증가를 유발한다는 실증연구 결과도 있다.

현재 세계 유통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바탕으로 유통의 초기 단계인 수요 예측에서부터 주문, 매장 운영, 결재, 물류까지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반면 국내 유통기업들은 유통산업 규모 자체가 상대적으로 작은 데다, 실적마저 악화되고 있어 글로벌 혁신 유통기업에 대한 추격자(Fast Follow) 전략마저도 버거운 실정이다. 실제로 국내 200대 유통기업은 지난 2012년부터 최근 4년간 영업이익은 24.8%, 순이익은 40.5%나 감소했다.

최근 주요 선진국들은 유통규제를 완화하는 추세다. 프랑스는 대형점포 입점제한 등 강력한 유통규제를 시행해 왔으나, 2000년대 후반부터 사전 허가 기준 및 영업 제한을 완화하고 있다.

영국은 도심활력 제고를 위해 대형업체의 교외 진출을 오히려 제한하고 있으며, 일본은 1997년 중 대규모 점포 출점 규제에 대한 미국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이후 진입규제를 크게 완화하고 있다.

이와 달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는 유통규제 강화 목적의 법 개정안이 28건 계류 중이다.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과 영업제한 시간을 확대하고, 규제대상을 대형마트에서 복합쇼핑몰, 백화점, 면세점 등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보고서는 법안 논의 과정에서 소비자의 선택권과 편의가 배제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은 "세계 유통시장은 국경 개념이 사라진지 오래고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24시간 열려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유통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이라고 밝혔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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