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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이어 순천만에서도 AI.. 전국 확산 우려 물가관리 비상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20 17:38

수정 2017.11.20 22:05

전북 고창에서 검출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확진되고, 전남 순천만의 철새 분변에서도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AI 포비아'가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게다가 사상 최악의 피해를 냈던 올 초 AI 피해 복구가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AI가 재발해 방역당국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던 '장바구니 물가' 관리에도 초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자칫 초동대응에 실패해 AI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된다면 닭고기·계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지난 AI 사태가 재현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창서 '고병원성 AI'…순천 조류서도 발견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고창군의 1만2300마리 규모 육용오리 농가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가 19일 고병원성(H5N6)으로 확진 판정됐다. 해당 농가에서 키우던 오리는 전량 살처분됐다.


이 농장은 철새 도래지인 동림저수지와 약 250m 떨어져 있다. 정부의 역학조사 결과 해당 농장은 축사시설이 노후돼 비닐이 찢겨 있고, 야생조류 분변이 축사 지붕에서 다수 발견됐다. 반경 500m 이내에는 가금류 사육농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3㎞ 이내에 5개 농장 36만5000마리, 10㎞ 이내 59개 농장에선 171만8000마리의 가금류가 사육된 것으로 파악됐다.

농식품부는 AI 위기경보를 '주의' 단계에서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21일 자정까지 48시간 동안 전국에 '가축·시설 출입차량 및 축산 종사자'의 이동을 금지하는 '일시이동중지(스탠드스틸)'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전통시장에서 가금류 초생추(부화한 지 얼마 안 된 병아리)와 중추 판매가 전면 금지된다. 오리의 경우 특별방역기간으로 설정된 지난달부터 전통시장에서 판매가 금지됐다.

농식품부는 축산차량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분석 결과 해당 농장을 출입한 사료차량 2대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차량은 고창군과 정읍시에 위치한 농장 10곳, 군산 사료공장 1곳과 김제·고창의 전통시장을 거쳐간 것으로 파악됐다. 농장 10곳 가운데 9곳은 항원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됐고, 나머지 한 곳은 빈 축사였다.

정부는 해당 농장에 대해 14일간 이동제한, 임상예찰 및 분변 등의 정밀검사를 하기로 했다. 사료차량이 드나든 사료공장과 전통시장도 세척소독 및 1주일간 차량과 사람의 이동이 통제된다.

이와 함께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순천시 도사동 일대에서 채취한 조류 분변에서 AI 고병원성 H5N6형을 확인했다. 올해 9월 이후 가금류가 아닌 조류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전남시는 21일부터 순천만 습지를 잠정 폐쇄하기로 했다.

■'장바구니 물가' 상승 촉발하나

앞서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약 4개월간 전국에 AI 바이러스가 창궐하며 사상 최대 피해를 낸 바 있다.

실제 산란계가 무차별적으로 살처분되면서 '살충제 계란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올여름까지 계란과 닭고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에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장바구니 물가를 상승시키는 도화선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통상 가축전염병이 발생하면 소비자가 일시적으로 소비를 줄여 가격이 떨어지는 일도 생기지만 곧 공급량이 늘어나는 수요를 따르지 못해 가격이 폭등하게 된다.

실제 지난 1월 AI로 빚어진 달걀 수급난이 본격적으로 가격에 반영되면서 계란 값은 1년 전보다 61.9%나 뛰었다.


한 달 전이었던 지난해 12월의 상승폭인 8.7%보다 7배나 확대된 것이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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