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양반다리' 디스크 압력 2~3배 높아져" ..척추기립근 긴장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21 19:17

수정 2017.11.21 19:17

식당가에 부는 입식 바람
'양반다리' 디스크 압력 2~3배 높아져 의자 앉더라도 다리 꼬면 척추에 무리
식당이 좌식 탁자에서 입식 탁자로 좌석을 바꾸는 것은 소비자들이 원하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컴퓨터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장시간 허리에 안좋은 자세로 앉아 일을 하기 때문에 허리 건강이 취약한 사람들이 많다. 이 때문에 식사 자리까지 좌식에 앉아 있으면 허리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척추센터 김헌 부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21일 "좌식에서는 허리를 굽히는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은데 허리를 굽히고 앉는 자세는 서 있을 때보다 디스크가 받는 압력이 2~3배 이상으로 높아진다"며 "이 때문에 오래 앉아있으면 허리에 부담이 된다"고 설명했다.

디스크(추간판)는 척추 뼈 사이에 위치한 조직으로 척추 뼈로 가는 충격을 예방하며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누워 있을 때 디스크가 받는 부담이 가장 낮고 좌식에서 많이 취할 수 있는 허리를 굽히는 자세를 취했을 때 디스크로 가는 압력이 가장 높아진다.


■좌식 자세, 척추기립근 긴장 높여

따라서 좌식 자세는 무릎과 허리에 부담을 준다.

자리에 앉아 양반다리를 할 경우 한쪽 다리가 반대쪽 다리 위에 올라가는 자세가 된다. 이때 우리 몸의 무게가 엉덩이와 허벅지, 고관절에 집중된다. 이 자세가 지속될 경우 골반의 비대칭이 생기고 척추를 지지하는 척추기립근과 골반근육이 긴장하게 된다. 이는 근막염증이나 인대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오래 앉아 식사를 하다보면 다리가 저리거나 무릎, 고관절, 허리, 목 통증을 호소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는 중.장년층에서는 좌식 식사 후 통증이 더 잦을 수 있다.

또 양반다리는 고관절에서 허벅지, 발목에 힘이 쏠리고, 특히 안쪽 무릎에 부담이 가해지면서 안쪽 연골 손상을 빠르게 진행시킬 수 있다. 무릎을 꿇고 앉는 자세 또한 무릎 관절이 과도하게 꺾이면서 주변 인대나 근육이 받는 압박이 높아진다.

좌식은 무릎 뿐만 아니라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도 높인다. 좌식에서는 척추를 곧게 펴고 바르게 앉는 자세가 어렵기 때문에 구부정한 자세를 취해 척추가 틀어질 수 있다. 또 척추 주변 근육이 경직돼 허리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의식적으로 허리를 바로 세우기 위해 힘이 들어가고, 이 과정에서 허리가 앞으로 기울어지면서 디스크가 받는 압력이 높아진다.

■입식에서도 곧게 펴고 바르게 앉는 자세가 중요

입식은 좌식에서 올 수 있는 무릎 관절, 척추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우선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는 무릎이 과도하게 꺾어지거나 양반다리로 무릎 관절이 굽혀지면서 생길 수 있는 부담이 덜하다. 등받이가 있는 의자는 좌식에서 허리를 굽힐 때 생기는 디스크의 압력을 줄일 수 있다. 또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척추를 곧게 펴고 앉음으로써 올바른 자세를 유지해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도 줄인다.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박성준 원장은 "특히 바닥에 앉았다가 일어날 때 허리와 관절에 하중이 가해져서 허리디스크와 관절염이 유발되기 쉽다"며 "허리건강을 위해서는 무릎을 편하게 하면서 허리를 바르게 해주는 입식의자가 좋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입식의자에서도 장시간 다리를 꼬고 앉을 경우 척추에 무리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다리를 꼬는 자세를 하면 골반의 균형이 무너져 골반이 틀어지고 척추의 불균형을 일으킨다. 또 몸의 무게가 한쪽 허리로만 쏠리게 된다. 우리의 몸은 한쪽으로 균형이 쏠리면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척추가 반대방향으로 휘게 된다. 이러한 골반변형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다리를 꼬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다리를 꼬는 것을 좋아한다면 양 다리를 번갈아 하는 것이 좋다.

입식 의자에 앉을 때도 최대한 척추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다. 허리는 바르게 펴 상체를 똑바로 세우고 엉덩이는 좌판에 밀착하고 꼬리뼈는 의자 깊숙이 닿게 해 척추가 정상적인 곡선을 유지하도록 해준다.


허리와 등은 등받이에 닿게 해 체중을 분산시킨다. 입식의자라도 오래 앉는 것은 좋지 못하다.
가능한 1시간 이상 같은 자세를 취하지 않도록 한번씩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허리 건강에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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