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쓰비시도 품질 조작

전선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24 17:37

수정 2017.11.24 17:37

고베제강 사태 이어 미쓰비시 계열사 3곳
기준미달 데이터 조작.. 229개社에 제품 출하
【 도쿄=전선익 특파원】 "고객과 주주, 많은 여러분에게 막대한 폐를 끼치는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타케우치 아키라 미쓰비시머티리얼 사장)

결국 또 터졌다. 닛산자동차, 고베제강, 스바루자동차에 이어 이번에는 전범기업 미쓰비시머티리얼(전 미쓰비시광업)의 계열사 3곳(미쓰비시전선공업, 미쓰비시신동, 미쓰비시알루미늄)이다. 자동차, 항공기 등 산업계 전반에 사용되는 부품을 제조하던 업체들이라 파장이 더 크다. 일본 산업계는 '고베제강'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 유사한 부정이 일어났다며 일본의 품질 경영에 치명타를 입었다고 우려하고 있다.

타케우치 아키라 미쯔비시머티리얼 사장은 24일 도쿄 도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숙였다.
계열사 3곳이 품질 데이터(강도와 치수 등의 검사 데이터) 조작 등의 부정행위로 적발됐기 때문이다. 이들이 속인 거래처는 모두 258개사에 달한다.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머티리얼 계열사 3곳의 부정은 오랜 기간에 걸쳐 지속돼 왔다.

미쓰비시전선공업은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고무 소재 'O-링'의 데이터를 조작해 출하해 왔다. O-링은 기름이나 물 등의 누설을 방지하는 제품으로 자동차, 항공기 등 산업계 전반에 걸쳐 폭 넓게 사용되고 있다. 기준 미달 제품이 출하된 가능성이 있는 고객사는 모두 229개사다.

미쓰비시신동은 자동차와 전자기기 등에 사용되는 구리 제품의 경도와 강도 데이터를 조작해 왔다. 닛케이신문은 29개 거래처에 기준미달 제품이 출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쓰비시알루미늄에서도 기준미달 제품이 출하됐었다. 타케우치 사장은 이날 "고객사 16곳으로 부적합품이 출하됐다. 총 매출의 0.3%정도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내부 감사에서 발견해 제품의 출하를 중지하고 고객에게 설명을 이미 마쳤다. 모두 해결된 안건이지만 사회적 주목도가 높은 것을 감안해 오늘 공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본 방위성도 다시 비상이 걸렸다. 방위 장비에 해당 부품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이날 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현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부대 안전에 이상이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사태가 '제2의 고베제강' 사태로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성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 후 기자들에게 "일본 제품에 대한 신뢰를 배신한 행위"라며 "고객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신뢰 회족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sijeo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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