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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상암동 출근때 왜 택시 탈까?'… 빅데이터 교통 문제 해결 '열쇠'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28 14:37

수정 2017.11.2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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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사업자 데이터도 공유, 거래할 수 있는 제도 마련해야
#. 특정 지역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회사 근처에서 유독 택시를 많이 탄다. 대표적인 지역이 상암동이다. 상암동 근처에서 단거리(2㎞ 이내) 택시를 호출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방송사 건물이 목적지다. 회사 근처까지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온뒤 나머지 구간(약 2㎞)에서 대중교통 이용이 여의치 않아 택시를 타고 출근을 한다. -2017 카카오모빌리티리포트 인용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의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근 카카오가 지난 3년간의 모빌리티 서비스 데이터를 공개하면서 민간 사업자의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지난 27일 카카오택시와 드라이버, 내비게이션 등의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2017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라는 이름으로 개방했다.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는 이 리포트에는 그동안 카카오가 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수 많은 데이터가 담겨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데이터가 각 지방자치단체의 교통정책 수립에 활용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카카오택시 시간대별 이동 흐름을 살펴보면 출근시간대에는 사무실이 밀집한 여의도로의 택시 이동이 두드러진다. 일과시간에는 강남 내부에서 단거리 이동이 활발했다. 새벽에는 유흥가 간 택시 이동이 활발하고 김포공항으로의 움직임 역시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의 이동 흐름을 살펴보면 버스 등의 증차, 탄력적 운영 등의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상암동에서 자주 발생하는 단거리 택시 수요의 목적지를 분석한 이미지 /사진=2017 카카오모빌리티리포트
서울 상암동에서 자주 발생하는 단거리 택시 수요의 목적지를 분석한 이미지 /사진=2017 카카오모빌리티리포트
또한 도착지까지 이동거리는 상대적으로 짧지만(2㎞ 이내) 버스 이동은 어렵고 도보 이동이 불가피해 택시 등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하는 구간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지역은 대중교통이 불편하지만 이동 수요는 많은 구간으로 버스 노선 재배치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카카오택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강남지역에서 신사역이나 역삼역으로 이동하는 단거리 이용자가 많았다. 상암동도 방송사 건물에 도착하기 위해 단거리 택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서울 회기역에선 주로 경희대학교나 경희대학교병원을 가기 위해 택시를 많이 탔다.

카카오내비 데이터를 활용하면 출퇴근 시간 상습 정체 사거리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에서 출근시간에 가장 평균속도가 느린 곳은 복정역 사거리다. 퇴근시간에는 논현역 사거리의 평균속도가 가장 느리다. 부산에선 출퇴근 시간 모두 서면교차로가 가장 붐비고 대구는 두류네거리의 흐름이 가장 원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주요 사거리 가운데 출퇴근 시간에 가장 붐비는 곳을 분석한 이미지 /사진=2017 카카오모빌리티리포트
서울의 주요 사거리 가운데 출퇴근 시간에 가장 붐비는 곳을 분석한 이미지 /사진=2017 카카오모빌리티리포트
아울러 카카오는 택시 기사들에게 택시 수요가 높은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을 알려주면 택시 공급이 더 원활해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지난 4월 콜드플레이 공연 당시, 카카오택시는 기사 앱으로 공연 이후 택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예고를 공지했다. 이 공지를 10만명의 택시기사들이 읽었고, 그 결과 공연 종료 시간에 평소보다 3배나 많은 택시들이 공연장 근처로 몰려들었다. 이처럼 민간 사업자의 데이터를 활용하면 보다 정교하게 교통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민간기업들의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지 않다. 이에 따라 데이터에 대한 정당한 대가, 개인정보 비식별화 조치 등의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국내에선 한국교통연구원 등에서 교통 관련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방안 등이 연구되고 있다"면서 "데이터는 모일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만큼 민간기업의 데이터를 활용해서 정책 개선에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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