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교육을 논하다.②
- 日 만0세 20% 아이들 매일 스마트폰 사용
- 남에게 피해주기 싫어하는 일본 사회의 부작용
- 日 전문가 "무한 콘텐츠 제공하는 스마트폰은 텔레비전 이상으로 위험"
- 日 만0세 20% 아이들 매일 스마트폰 사용
- 남에게 피해주기 싫어하는 일본 사회의 부작용
- 日 전문가 "무한 콘텐츠 제공하는 스마트폰은 텔레비전 이상으로 위험"
한국 사회에 던져진 말이 아닙니다. 일본의 민간 싱크 탱크 ‘베네쎄(Benesse)’ 교육 종합연구소가 지난 3월 기준 도쿄, 카나가와, 치바, 사이타마 등의 수도권에 사는 생후 6개월~6살 아이를 둔 부모 3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본 도쿄에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영유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백화점이나 식당 등에서 스마트폰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영유아들이 종종 눈에 띕니다. 유튜브에서 자신이 원하는 동영상을 척척 찾아 보는 만2살짜리 아이를 보고 있자면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아사히신문은 베네쎄 연구소가 지난 2013년에도 같은 조사를 진행했다고 전하며 당시에 비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영유아가 6배나 급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고 대답한 92.4%의 부모에게 ‘아이가 스마트폰을 얼마나 자주 보는지’를 물었더니 만0세 아이를 둔 부모 20.0%가 ‘매일’이라고 답했습니다. 지난 조사 때는 3.5%에 그쳤던 대답이 6배 이상 증가한 것입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모든 연령대에서 ‘매일’이라고 응답한 수가 크게 늘었다는 것입니다. 만1세 아동의 부모는 24.4%(전회 10.7%), 만2세 아동 부모 25.9%(18.9%), 만3세 23.2%(19.9%), 만4세 20.0%(10.7%), 만5세 15.6%(12.3%), 만6세 18.4%(8.12%)로 평균 2배 가량 늘었습니다.
연구 조사에서도 ‘외부에서 대기시간(33.7%)’과 ‘아이가 떠들 때(23.5%)’, ‘자동차, 지하철 등으로 이동할 때(21.6%)’ 등이 가장 많았습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한국의 영유아 17.9%가 스마트폰 중독 현상을 보인다고 하니 한국도 심각하다 볼 수 있습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부모가 편하자고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안겨 주는 것이라며 손가락질 합니다. 하지만 육아를 좀 해본 사람이라면 스마트폰의 뽀로로 동영상을 어쩔 수 없이 틀어줘야 하는 상황을 한두번은 겪어 봤을 것입니다.
오카야마현 정신과 의료센터 마키노 카즈노리 의사는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무한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인터넷은 텔레비전이나 게임 이상의 매력적인 존재”라며 “자신을 조절할 능력이 없는 아이가 인터넷을 쓸 때는 부모의 개입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유아기 아이는 스마트폰을 만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꼭 사용해야 할 경우에는 동영상 등의 시청시간을 정하는 등의 궁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익히 예상할 수 있는 조언입니다. 한국은 물론이고 전세계의 전문가들이 모두 한결같은 조언을 합니다. 미국 소아과학회는 “최소 24개월까지는 텔레비전을 일체 보여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스마트폰은 텔레비전보다 한단계 더 발전한 콘텐츠 박스이니 더더욱 보여줘서는 안 된다는 의견입니다. 24개월 미만의 아기들은 아무리 교육적인 콘텐츠라 해도 이야기를 연결하지 못해 나쁜 영향만 받는다고 합니다.
부모들이 흔히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건내주며 “그래도 교육적인 요소가 들어 있으니 좀 낫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결국 부모가 스스로 죄책감을 덜기 위한 위로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아기의 손에 스마트폰을 쥐어줘야 하는 상황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내가 편하고자 스마트폰을 아이에게 주는 ‘습관’과 같은 행동은 다시 한 번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sijeon@fnnews.com 전선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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