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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가드·모간스탠리 등 "美 증시 내년 조정 가능성 70%"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28 17:42

수정 2017.11.28 17:42

"공격적 투자하지 마라" 내년 증시 비관적 전망
올해 랠리를 이어간 미국 증시가 내년에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음이 연달아 나오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뱅가드가 내년 미국 증시의 조정 가능성이 70%에 달한다고 경고했으며 글로벌 투자회사 모간스탠리는 미국 증시가 내년 상반기 정점을 찍은 후 서서히 침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NBC에 따르면 뱅가드는 최근 리서치 보고서에서 내년 미국 증시의 조정 가능성이 70%라고 전망했다. 증시 조정 가능성은 늘상 있는 일이지만 이번 뱅가드의 전망치는 지난 60년 평균과 비교해 30%나 높은 수준이라고 CNBC는 지적했다.

조 데이비스 뱅가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합리적인 전망"이라며 "지난 1960년 이래 미국 증시에서 연간 마이너스 10% 수익률이 발생한 확률은 40%"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낙관적 전망을 넘어선 수익률이 지속될 것이라 기대하는 것이 오히려 비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뱅가드는 지난주 연례 경제.투자 전망 보고서에서도 향후 5년간 전세계 증시가 4~6% 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이 시작된 이후 뱅가드가 내놓은 전망 가운데 가장 어둡다.

이처럼 조정 가능성을 높게 잡은 이유는 리스크 프리미엄 축소 때문이다. 보통 장단기 채권 수익률이 역전되면 통상적으로 침체를 예고하는 신호의 하나로 받아들여진다.

데이비스는 "회사채 스프레드와 채권 수익률 곡선 움직임, 증시 수익률 등 리스크 프리미엄이 계속 짓눌려왔다"며 "지금은 일부 수치들이 처음으로 적정 가치 밑으로 내려갔다"고 지적했다.

최근 몇달간 2년만기 채권과 10년만기 채권 수익률 격차가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고 투기등급 채권(정크본드)과 미국 재무부 채권간의 수익률 차도 역사적인 평균보다 좁혀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같은 채권 수익률 곡선 움직임에 대해 갈수록 우려하고 있다고 CNBC는 지적했다.

데이비스는 "과도하게 공격적으로 투자하지 마라"며 "향후 5년은 힘든 시기가 될 것이며 투자자들은 눈을 크게 뜨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모간스탠리 역시 내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700에 도달한 뒤 급격히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크 윌슨 모간스탠리 수석 주식 전략가는 "경제 성장 둔화와 금융 긴축에 따라 증시 요동이 더 이어질 것"이라며 "만약 정상적인 환경을 만들지 못한다면 내년 미국 증시가 10% 조정되는 상황이 와도 크게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간스탠리 역시 리스크 프리미엄 축소를 이유로 꼽았다. 모간스탠리는 2년만기와 10년만기 미 국채 스프레드가 내년 3.4분기까지 지속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2년만기와 10년만기 미 국채 스프레드는 0.58%포인트다.


한편 이같은 경고가 투자자들에게 시장에서 완전히 발을 빼라는게 아니라 상당한 하락장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라고 데이비스는 강조했다.

그는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EAFE) 증시 수익률을 미국보다 높은 5~7% 정도로 예상했으며 신흥국 증시 수익률은 이보다 더 높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데이비스는 또한 "향후 몇년간 채권 투자 비중이 더 중요할 것"이라며 "주식 시장이 채권 시장 보다 더 큰 위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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