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OPEC·러 "내년 말까지 감산 연장"…나이지리아·리비아도 감산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01 11:08

수정 2017.12.01 11:08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 OPEC 주요 산유국들이 내년 12월까지 감산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감산에서 예외를 인정받았던 OPEC 회원국인 나이지리아와 리비아도 감산에 동참키로 했다.

골드만삭스 등 시장 일부의 예상과 달리 OPEC과 러시아 등의 이례적인 협력이 굳건해지는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OPEC 14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 OPEC 10개 산유국 석유장관들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OPEC 사무국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회의 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석유장관 바로 옆에 앉아 "우리는 어깨를 나란히 하고 뭉쳤다"고 밝혔다.

특히 지금까지 감산합의에서 예외를 인정받았던 리비아와 나이지리아가 이번에는 감산에 동참키로 하는 등 감산 대열이 더 탄탄해졌다.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나이지리아와 리비아도 감산키로 함에 따라 내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간 기존 감산 국가별 규모를 조정해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잔가네 장관에 따르면 양국의 산유량 쿼터는 합쳐서 하루 280만배럴로 정해졌다. 석유생산이 이 규모를 넘어서지 않도록 한다는데 합의한 것이다.

블룸버그 자료로는 10월 기준 나이지리아는 하루 173만배럴, 리비아는 하루 98만배럴을 생산해 이번 산유량 쿼터에 못미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양국의 감산합의는 내전이나 무장반군 등의 시설 파괴가 복구되더라도 쿼터 이상을 생산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OPEC의 감산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보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OPEC과 러시아 등의 첫 감산 합의가 이뤄진 뒤 전세계 석유재고는 줄어들고, 유가는 배럴당 20달러 넘게 올랐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이날 합의의 바탕으로 보인다.

그러나 감산규모를 확대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지나친 유가 급등에 따른 미국 셰일석유 대규모 증산과 수요둔화, 그에따른 유가 폭락을 막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회의 전 감산 연장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태도변화는 시장 전문가들을 일부 당혹스럽게 하기도 했다.

소식통들은 회의 전 러시아가 감산 출구전략 방법과 시기에 관한 명확한 합의를 감산연장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고 전했고, 이때문에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월가 일부 투자은행들은 회의 결과가 유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알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은 회의 전 기자들을 만나 출구전략 논의는 시기상조라면서도 다만 목표가 달성된 뒤 감산 규모를 '매우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논할 수 있다는 게 사우디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WSJ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최근 유가 상승의 원인은 감산보다는 사우디·이란 전운고조, 이라크 쿠르드족 독립문제 등 중동 산유국들의 지정학적 위기와 세계 경제 성장에 따른 석유 수요증가라면서 OPEC 감산 합의가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유가는 이날 소폭 올랐다.

OPEC 회의 중 하락세를 보였던 유가는 소폭 오름세로 돌아서 뉴욕시장(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내년 1월물이 배럴당 10센트 오른 57.49달러로 마감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런던시장(ICE)에서 1월 인도분이 45센트 상승한 63.56달러를 기록했다.
이날로 거래가 끝나는 1월물을 대체하는 2월 인도분은 9센트 오른 62.62달러에 거래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