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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내년 금리 1.5번 인상 예상과 작년 말의 오류

장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01 15:18

수정 2017.12.01 15:18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6년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1.50%로 인상한 가운데 내년 금리인상 횟수는 1회, 혹은 2회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금융사와 외국계 금융사 모두 내년까지는 많아야 2회를 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리 인상폭 0.25%p(25bp)를 기준으로 할 때 평균을 내보면 내년 중 기준금리는 대략 1.88%(1.75%와 2%의 중간) 내외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망대로라면 현실적으로 기준금리는 1.75% 혹은 2%가 될 것이다.

금통위 금리 인상 이후 파이낸셜뉴스가 21개 분석기관들의 전망을 조사해본 결과 내년 중 기준금리가 2%를 넘을 것으로 예측한 곳은 없었다.

▲ 금리인상 시점과 추가 금리 인상의 반영 정도

추가 인상 시점에 대해선 내년 2분기 이후가 될 것이란 관점이 강하다.


다만 몇몇 기관은 1분기, 즉 2월 정도에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1분기 중엔 1월과 2월에 기준금리 결정회의가 열린다.

대략 절반을 약간 넘는 기관들은 내년 하반기에 들어서야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인상 속도가 빠르긴 어렵다는 전망이 채권이나 거시경제 분석가들 사이에 일반적이다.

전날 금통위에서 조동철 금통위원이 동결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낸 가운데 금리인상 효과 등을 지켜보고 경기 흐름을 면밀히 살피야 하기 때문에 금리인상 속도가 한계를 보일 것이란 관점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경기에 대한 호전된 인식을 바탕으로 '신중히' 추가 인상을 결정하겠다는 밝힌 점 등도 뇌리에 남아 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금통위 전에 시장금리가 대략 금리 두 차례 인상을 반영한 상황이었다. 구간 별로 차이는 있지만 지금은 대략 한번 남짓 인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면 될 것같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의 반영 정도는 주관적이다. 금리인상 사이클에서 향후 기준금리의 종착역이 어디까지인지 자신하기는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인상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란 점에 대해선 대체로 공감하는 모습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일단 내년까지 기준금리는 1.75% 정도로 보는 게 합리적인 듯하다"면서 "아울러 현재 시장은 한 차례 추가인상은 반영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를 감안할 때 지금 1년 금리 1.8%대, 3년 금리 2.0%대의 금리는 자연스럽다. 전일 금통위가 금리를 올렸지만 계속해서 완화기조는 이어가겠다고 했다"면서 "한은이 데이터 디펜던트한 스탠스를 취한 상황에서 올해 3분기와 같은 급격한 경기호전은 더 이상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 금리인하 기대감 강했던 지난해 상황 떠올리기도

사실 지난해 말, 아니 올해 초만 하더라도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 올해 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가 상당했다. 올해 연초만 하더라도 금리를 한 차례 정도는 더 내려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던 것이다.

특정 외국계 등에선 한국의 기준금리가 0%대에 진입할 것이란 예측을 내놓기도 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1년이 지난 뒤 확인한 것은 한 차례의 금리인상이었다.

이러다 보니 내년엔 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인식들도 보인다.

은행의 한 딜러는 "전망은 하나의 참고 자료"라면서 "모간스탠리는 올해 기준금리가 0.5% 수준까지 내려올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는데, 그야말로 예상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한은이 빠르게 금리를 올릴 것같지는 않지만, 이 금리인상 사이클이 2.0%에서 끝날지 어떨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의 수출경기가 계속 좋을지 여부, 미국의 세제개편안과 연준의 스탠스 등에 따라 통화정책 스탠스도 달라질 수 있다.

사실 한국이 금리를 올리게 된 배경엔 '예상을 크게 웃돈' 3분기 성장률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경기를 앞세운 수출 상황이 이 정도로 좋을지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다 보니 4분기에 왠만큼 마이너스 성장을 해도 올해 성장률을 '3자'를 보게 된다.

한국은행은 이날 3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을 1.5%로 발표했다.
성장률은 속보치 발표 때보다 0.1%p 상향 조정된 것이다. 한은이 내년에도 수출 경기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가운데 통화정책은 계속 데이타를 확인하면서 갈 것으로 보인다.


▲ 전날 금리인상 후..내년엔 얼마나 더 오를까
다음은 전날 금통위 이후 국내외 기관들이 예상한 내년 기준금리에 대한 전망을 요약한 것이다.

/사진=각 기관 기준금리 전망
/사진=각 기관 기준금리 전망


taeminchang@fnnews.com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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