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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에게 무슨 일이? ... 국내 회귀 연어 절반으로 '뚝'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05 13:36

수정 2017.12.05 13:36

양양 남대천  9836마리, 울산 태화강 143마리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내수면생명자원센터가 지난 10월 11일부터 11월 30일까지 51일간 강원도 양양 남대천과 강릉 연곡천, 고성 북천, 명파천 등 동해안 하천 4곳에서 회귀연어 조사를 벌인 결과 총 9836마리의 연어가 포획됐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44.3%나 줄어든 수치다. /사진=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내수면생명자원센터가 지난 10월 11일부터 11월 30일까지 51일간 강원도 양양 남대천과 강릉 연곡천, 고성 북천, 명파천 등 동해안 하천 4곳에서 회귀연어 조사를 벌인 결과 총 9836마리의 연어가 포획됐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44.3%나 줄어든 수치다. /사진=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울산=최수상 기자】 국내 연어 회귀가 심상찮다. 대표 산란지인 강원도 양양 남대천 등 동해안 회귀 연어의 개체수가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울산의 태화강에서는 2년 연속 100여 마리 수준에 그쳐 정밀한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동해안 연어 회귀량 급감, 태화강 심각 수준
5일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내수면생명자원센터에 따르면 지난 10월 11일부터 11월 30일까지 51일간 강원도 양양 남대천과 강릉 연곡천, 고성 북천, 명파천 등 동해안 하천 4곳에서 회귀연어 조사를 벌인 결과 총 9836마리의 연어가 포획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만 7660마리에 비해 44.3%나 감소한 수치다. 이 지역에서는 2013년 3만 3064마리, 2014년 3만 9696마리, 2015년 2만 2930마리 등 해마다 점점 포획량이 감소돼 왔다고 하나 이처럼 급감한 것은 처음이다.

울산 태화강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태화강생태관에 따르면 올해 포획된 회귀 연어는 143마리에 그쳤다. 지난해 123마리에 이어 2년 연속 매우 저조한 포획량이다. 2014년에 1827마리까지 치솟았지만 2015년 578마리에 이어 2016년 123마리로 크게 줄었고 올해 또 다시 비슷한 양상이다.

■ 러시아, 일본 비슷한 상황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내수면생명자원센터는 감소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남대천의 회귀 연어 조사기간을 15일까지 연장해 추이를 좀 더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조사기간 내 수온이 평년보다 다소 높아 회귀시기가 7일가량 늦어졌다는 것 외에는 하천의 형태나 생태계의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태화강 역시 지난해 경우의 태풍 차바의 영향이 있었지만 올해는 외적인 요인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철호 내수면생명자원센터장은 “연어 회귀량 감소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일본에서도 현재 보고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과 캐나다 지역의 연어 회귀량의 감소여부가 확인된 뒤 오는 5월 열리는 북태평양소화성어류위원회(NPAFC)에서 명확한 원인이 밝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27일 옿해 첫 포획된 태화강 회귀 연어를 태화강생태관 관계자가 들어보이고 있다. 태화강 회귀 연어는 이후 143마리만 포획됐다. /사진=태화강생태관
지난 10월 27일 옿해 첫 포획된 태화강 회귀 연어를 태화강생태관 관계자가 들어보이고 있다. 태화강 회귀 연어는 이후 143마리만 포획됐다. /사진=태화강생태관

■ 국내 하천별 회귀 환경 분석 필요
다만 경북 울진군 왕피천과 전남 곡성 섬진강의 경우 지난 2014년 대량으로 치어를 방류한데 이어 올해 회귀 연어의 개체수는 다소 늘어난 것으로 조사돼 국내 하천별로 보다 세밀한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연어는 방류 후 3~4년가량 바다에서 성장한 뒤 자신이 방류됐던 모천으로 되돌아와 산란한다.

경북 민물고기연구센터에 따르면 2013년 90만 마리, 2014년 250만 마리의 치어를 방류한 결과 지난해 1077마리가 회귀했고 올해는 1133마리가 확인됐다.

섬진강에서도 2013년 14만 마리, 2014년 65만 마리의 치어를 방류, 2016년에 124마리, 올해는 265마리가 확인됐다.

섬진강어류생태관 김은희 팀장은 “섬진강 역시 동해안지역 하천처럼 수온이 높아 회귀 시기가 조금 늦었지만 그밖에 강수량 등 외적인 요인은 평년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며 “회귀량 증가는 치어 방류량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반면 울산 태화강은 해마다 치어 방류량이 늘어 2013년 35만 마리, 2014년 당시 가장 많은 87만 마리를 방류했지만 3년이 지나 올해 돌아온 연어는 143마리에 그쳤다. 때문에 치어 방류량과 별도로 태화강 수질과 산란환경 등을 정밀하게 조사해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연어 치어 생산 차질 예상
한편 이 같은 연어 회귀량 감소로 연어 치어 생산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내수면생명자원센터는 올해 어미 연어 3만5000여 마리를 포획해 약 1200만 마리의 치어를 생산한 뒤 내년 봄 전국 주요 하천에 방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불과 9836마리의 연어만 포획됨에 따라 치어 생산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섬진강어류생태관은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으로부터 연어 치어를 받을 수 없을 경우 자체 생산 가능한 15만여 마리의 연어 치어만 내년 봄 방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태화강생태관에서는 태화강 회귀 연어를 이용해 치어 50만 마리를 생산할 수 있는 배양관을 갖추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처음으로 태화강에 회귀한 연어가 부화한 새끼 2만 7000마리를 방류했다.
당초 30만 마리의 연어 치어를 생산하고 2020년에는 80만 마리를 생산 방류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현재로선 불가능해 보인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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