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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두달새 2% 하락… 내년 중반까지 55~65弗 박스권 예상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05 17:20

수정 2017.12.05 17:20

브렌트유 최대 낙폭 기록.. WTI, 지난주比 1.53%↓
당분간 상승 모멘텀 없어
유가 두달새 2% 하락… 내년 중반까지 55~65弗 박스권 예상

국제유가가 주말을 지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두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지 않는 한 유가는 내년 중반까지 배럴당 55~65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가는 4일(이하 현지시간) 2% 안팎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뉴욕시장(NYMEX)에서 미 원유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내년 1월 인도분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89센트(1.53%) 하락한 57.47달러로 마감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내년 1월물이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배럴당 1.28달러(2.01%) 밀린 62.45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낙폭은 10월 6일 이후 2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14개국과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 10개국이 하루 180만배럴 감산을 내년 말까지 6개월 연장키로 결정한 효과가 이제 다 가셨다는 평가다.

특히 유가 상승은 미국이나 캐나다 등 감산에 동참하지 않은 주요 산유국들의 생산을 부추겨 가격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유가 하락세를 불렀다.

트래디션 에너지의 리서치 책임자인 진 맥길리언은 "WTI가 60달러, 브렌트가 65달러에 근접하면서 감산에 따른 부족분이 (미국 등의 증산으로) 메워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유가 오름세 순항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높은 감산준수율, 세계 경제 펀더멘털 개선, 수요 증가,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 등이 가세해 유가가 9월 이후 20%가량 올랐지만 이제 당분간 상승 모멘텀은 없다고 보고 있다.

지난주까지 유가 상승 압력이 고조됐지만 이제 그 동력은 소진됐다는 것이다.

미 원유선물 순매수 포지션은 지난달 28일 현재 주간단위로 역대 2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브렌트 선물 순매수 포지션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유가 상승 압력을 높여왔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선물시장의 이런 움직임 때문에 되레 원유시장이 급격한 매도 위험에 취약해졌다고 보고 있다.

매쿼리는 4일 보고서에서 "OPEC 감산 연장, 원유재고 축소, 탄탄한 글로벌 원유 수요가 현 수준의 유가를 정당화해왔다"면서 "그러나 이제부터는 가격 상승압박 요인이 없을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유가 하락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유가가 상승 방향보다는 하방으로 기울어 있다고 덧붙였다.

통상 원유수요 둔화를 부르는 북반구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점도 유가 하락 압력을 높이는 원인이 될 전망이다.

허버트 J 심스의 선임부사장인 도널드 모튼은 겨울로 접어들면서 연료수요가 둔화될 것이라면서 트레이더들이 이번주 미 연료재고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튼은 또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트레이더들이 매수포지션을 팔고 있다면서 이는 매도세를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 상승 모멘텀이 실종되면서 유가가 내년 상반기까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PVM 오일연합의 애널리스트인 타마스 바르가는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지 않고, 감산합의 역시 잘 준수된다고 가정할 때 유가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면서 앞으로 반년 동안 유가는 배럴당 55~65달러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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