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사드 역지사지' 강조한 文대통령, 中 향한 정성외교 통할까

김은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2 16:30

수정 2017.12.12 16:56

13일부터 3박 4일 국빈 방중
"사드, 시간 두고 해결하자" 완벽 봉인 시도
현대차 공장 방문 등 경제일정도 다수 소화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1월 11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베트남 다낭 크라운플라자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1월 11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베트남 다낭 크라운플라자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취임 후 처음으로 방중길에 오른다.

문 대통령이 직접 밝힌 이번 방중의 목표는 양국간 신뢰관계 회복. 그러나 가장 큰 걸림돌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정상회담 성과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공동성명을 대신할 언론발표문도 각국이 개별 발표하기로 했다. 이에 '빈손'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사드문제에 대해선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앞세워 서로간 이해를 높이는 데 방점을 찍되 이번 방중에선 정성을 다한 외교를 통해 정상간 우의를 쌓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세 번 만나면 오랜 친구가 된다'는 중국 속담처럼 이번 방중을 계기로 세 번째 정상회담을 벌이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노붕우(老朋友)'가 되겠다는 게 문 대통령의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방영된 중국 국영방송사 CCTV와의 인터뷰에서 사드와 관련해 "방위 목적으로 도입한 것으로 결코 중국의 안보적 이익을 해칠 의도가 없다"며 "중국이 사드 레이더의 성능 때문에 안보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염려하는 것에 대해 우리도 역지사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숨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시간을 두면서 해결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드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중국 측에도 우리가 사드를 배치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이해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특히 지난 10월 31일 합의를 언급하며 "양국은 발표문에서 사드 문제에 대해 서로의 입장을 깊이 이해했다고 밝혔으며 양국 간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고 했다. 합의 이후에도 계속되는 불협화음을 불식시키고 사드를 제대로 봉인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양국관계가 오랜기간 얼어붙었던 만큼 복원을 위해선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문 대통령은 보고 있다. 이에 방중 전날인 12일엔 아무런 일정을 잡지 않은 채 방중 준비에 몰두했다. 시 주석의 19차 당대회 연설문은 물론 과거 연설문까지 일일이 살펴봤다는 전언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방중이 정상간 신뢰를 쌓기 위한 '정성외교'라는 마음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서 현대자동차 충칭공장을 방문하는 등 경제분야 일정을 다수 소화하며 경제관계 회복 분위기를 앞장서 조성할 방침이다.

방중 첫날에는 한·중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과 한·중 비즈니스포럼에 연이어 참석한다.
이 가운데 한·중 비즈니스포럼에선 양국간 경제협력 등을 주제로 한 연설도 예정돼 있다. 이어 14일에는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에, 16일에는 한·중 제3국 공동 진출 산업협력 포럼에 각각 참석한다.


특히 마지막날 찾는 현대차 제5공장에선 그동안 양국관계 경색으로 어려움을 겪은 기업인을 격려하는 한편 적극적인 경제협력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ehkim@fnnews.com 김은희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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